은행 변동형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은행의 주요 자금 조달원인 예적금과 은행채 금리가 지난달 소폭 내리면서 이를 반영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66%로 전월(3.69%)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4%대를 훌쩍 넘었던 코픽스는 올해 4월 3.44%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연이어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7월 들어 상승세가 꺾이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 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8월 기준 코픽스가 내린 것은 시중은행의 주요 자금 조달원인 예적금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AAA 등급 1년 만기 기준) 금리는 7월 초 3.83%에서 지난달 초 3.76%로 소폭 내렸다. 저축성 수신금리도 4월 연 3.43%에서 5월 3.56%, 6월 3.69% 등으로 2개월 연속 오르다 7월부터 3.63%로 하락했다. 은행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정기예금과 금융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신규 코픽스가 전월보다 소폭 하락했다”면서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보다 변동성이 작은 잔액 기준 코픽스는 3.86%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3.27%에서 같은 기간 0.06%포인트 올랐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내리면서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변동형 대출금리 소폭 인하를 예고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신규 코픽스에 연동되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4.30~5.70%였지만 코픽스 하락분을 반영한 16일 금리를 4.27~5.67%로 예고했다. 우리은행도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를 4.38~5.58%에서 4.35~5.55%로 인하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대출금리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지만 시간을 두고 코픽스 하락분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채권·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의 조달 비용이 늘어 코픽스가 다시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들이 쏟아지며 경쟁이 가열하는 분위기”라며 “예금 금리가 인상되면 이를 반영하는 코픽스 금리도 상승할 수밖에 없어 주담대 금리도 다시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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