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국이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이 만연했던 한 중소기업을 적발해 제재했다. 이 기업은 임신한 직원에까지 연장근무를 지시하는 등 기초적인 근로기준법이 무너진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는 17일 충북 청주에 있는 반도체 패키지기판 테스트 전문업체인 테스트테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한 결과 16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했다. 중간 관리자는 다수 근로자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했다. 신체 일부를 꼬집거나 책상을 치고 키보드를 던지는 위협행위도 있었다. 중간 관리자가 여직원의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겠다는 녹음과 각서를 받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성희롱도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성적 굴욕감을 느낄 수 있는 육체적 접촉 사례가 상당수 적발됐다. 여직원 외모에 대한 성적 비하 발언도 확인됐다. 발언은 ‘뚱뚱하면 여자로서 매력 없다’ ‘술 많이 먹어서 살 찐다’ 등이다.
기초적인 노사기본질서도 무너졌다. 473명 직원이 총 3800만 원 규모 임금 체불 피해를 겪었다. 근로자 25명이 겪은 연장근로 한도 위반 사례는 27회다. 특히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게 야근과 같은 시간 외 근로를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고용부는 제재 강도가 높은 특별감독인만큼 위반 사안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했다. 임금 체불, 임신 중 여성근로자 시간 외 근로 등 7건을 형사입건하고 9건에 대해 3100만 원 과태료를 부과했다.
고용부는 테스트테크에 조직문화 개선 계획서를 제출받아 이행 사항을 점검할 방침이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니라 기업 문화 속에서 만들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용부가 별도로 직원(본사 직원 72% 응답) 대상 설문조사에서 77%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다. 여성은 78.7%, 20대는 84.2%가 괴롭힘을 경험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청년 근로자 다수가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피해를 겪었지만 (사측의) 기초적인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산업현장에서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권이 보호되도록 불법 행위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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