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시중은행 런던 지점의 당기순이익이 코로나19 확산 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와 함께 글로벌 2대 금융 중심지로 꼽히는 영국 런던의 ‘더 시티 오브 런던’에서도 한국 금융사들의 급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런던을 기반으로 유럽과 중동·아프리카까지 ‘금융 영토’를 넓혀나가겠다는 전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런던 지점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말 기준 7800만 달러(약 1038억 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0.3%,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85.3% 늘어난 규모다. 2019년 81억 달러(약 11조 원)였던 이들 지점의 총자산 역시 2021년 100억 달러를 넘겼으며 지난해 125억 달러(약 17조 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3년 만에 54% 이상 급증한 셈이다.
이들이 코로나19 확산과 그 이후의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도 가파르게 규모를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은 영국은 물론 유럽과 중동·아프리카까지 ‘지구 절반’의 금융시장을 활동 영역으로 삼고 기업금융(CB)과 투자금융(IB)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 중심의 미국 뉴욕과 달리 유럽에서는 구조화 금융이나 신디케이트론 등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런던 지점 관계자는 “신한·하나은행 모두 런던에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을 총괄하는 본부를 두고 타 국외 지점 및 법인, 사무소 등과의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며 “4대 은행 모두 자본시장 부문에서도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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