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주 10명 중 9명은 외식물가 상승 주범으로 ‘식재료 비용 상승’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재료 값 상승 여파로 10명 3명은 지난 1년 6개월 새 메뉴 가격을 인상했고, 10명 중 1명은 앞으로 메뉴 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2분기 외식산업 인사이트 리포트’를 최근 밝혔다. 외식업체 3000개를 대상으로 6월 15~29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외식업주 90.38%가 메뉴 가격을 인상의 이유로 ‘식재료 비용의 상승’을 꼽았다. 5월 소비자물가는 4개월 연속 하락하며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3%대 초반까지 떨어진 데 비해 외식물가 상승률은 6.9%에 달했다. 올 상반기 가파른 소비자물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외식 등 서비스물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주들은 또 메뉴 가격을 올린 이유로 프랜차이즈 등 ‘본사 지침’(2.81%), 수도?전기 등 ’ 공공요금의 인상’(2.19%), ‘고용난으로 인한 업무 인력’(1.40%) 등을 꼽았다. ‘배달수수료 부담’은 0.61%에 불과했다.
외식업주들은 식재료 중에선 ‘채소’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8월 상추(적, 중품) kg당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2.2%, 양파는 5.9%, 파 10.1% 상승했다. 식용유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제한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급등한 품목으로 꼽았다.
식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조사 업체의 38%(1140개)가 최근 1년 6개월(2022년 1월~2023년 6월) 사이 가격을 인상했다고 답했다. 인상폭은 500~1000원 미만이 34.47%로 가장 많았고, 1000~2000원 미만(31.58%), 2000원 이상이 17.28%로 나타났다. 다만 메뉴 가격을 올려도 식당의 영업이익 증대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59.80%가 영업이익이 ‘현상 유지’했다고 답했고, 32.50%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경우는 7.70%에 불과했다. 메뉴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업체들 중 69.95%가 ‘손님이 줄어들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향후 메뉴 가격 인상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의 13.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인상 계획 시기별로는 ‘6개월 이내’가 40.29% 가장 컸고, ‘3개월 이내’(12.71%), ‘1개월 이내’(7.91%) 순으로 집계됐다. 메뉴 가격을 올리겠다고 답한 업체 중 70% 이상이 6개월 이내로 답해 내년 1분기까지 외식 물가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외식업 사업자들은 외식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 지원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현재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식재료 가격안정’(74.63%)이 주된 의견이었다. 이밖에 ‘공공요금 할인’(49.40%), ‘대출이자 납부 유예’(24.83%), ‘외국인 인력 도입 등 고용난 지원’(13.13%) 등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주는 식자재 구매비로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데 식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지출이 많아지는 만큼 향후에도 외식 물가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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