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웅환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글로벌 출자자(LP)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모태펀드가 출자하고 해외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글로벌펀드를 더욱 확대해 제2의 토스를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등 초격차 기술 분야 스타트업에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유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30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이미 우리 경쟁력은 최고 수준이며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경험과 역량을 충분히 쌓았다”며 글로벌 사업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벤처투자는 해외 벤처캐피탈과 연계한 글로벌 펀드를 기반으로 글로벌 유니콘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펀드에 6287억 원을 출자해 총 59개, 8조9000억 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했다. 이를 통해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이 한국 기업에 투자됐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컬리(마켓컬리)가 글로벌펀드를 통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바 있다.
유 대표는 6월 직접 런던을 찾아 도미닉 존슨 영국 투자장관과 회담하는 등 글로벌 행보를 이어왔다. 올 하반기에는 영국 런던에 유럽 사무소를 열어 미국, 아시아 중심의 해외 네트워크를 유럽, 중동 등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영국에는 딥테크 등 첨단기술 분야와 벤처 생테계가 발달해 있어 국내 우수 스타트업과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독자 기술력이 중요해지는 벤처 생태계에서 엔지니어로서의 경험이 투자 확대의 밑거름이 됐다는 게 유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엔지니어로서의 경험이 벤처캐피탈 분야와 융복합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인텔에 입사해 수석매니저 자리까지 오른 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최연소 상무, 현대자동차 연구소 이사, SK텔레콤 부사장을 지냈다.
실제로 한국벤처투자는 반도체,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등 초격차 10대 분야 및 딥테크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는 ‘초격차펀드’를 신설했다. 또한 사모시장 연계를 통한 중간회수 활성화를 위해 벤처펀드의 출자자 지분 인수 또는 벤처·스타트업 구주를 인수하는 목적으로 투자하는 ‘벤처세컨더리사모펀드’도 새로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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