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한 첫 모바일 중앙처리장치(CPU)를 선보이며 ‘인공지능 개인컴퓨터(AI PC)’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인텔은 AI의 대두에 따른 반도체 수요 폭발을 ‘실리코노미’로 정의하고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클라우드를 아우르는 AI 인프라 전반을 인텔 생태계 내에서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AI 시대 핵심 칩셋으로 GPU가 떠오르고 있지만 인텔의 고성능 CPU 없이는 GPU 작동도 불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행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이노베이션 2023’ 키노트에서 “인공지능(AI) 세대교체와 이에 따른 경제성장은 반도체(실리콘)의 마법으로만 가능하다”며 AI가 이끄는 현 경제를 ‘실리코노미’라는 신조어로 정의했다. 그는 “연간 574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산업이 8조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테크 시장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생성형 AI에 주목하지만 반도체 없이는 AI라는 소프트웨어(SW)도 구동되지 않음을 강조한 것이다.
인텔이 이날 선보인 신형 CPU들도 AI 기능 향상에 중점을 뒀다. 데이터센터용 CPU ‘제온’ 5세대는 전 세대 대비 AI 관련 처리 속도가 2~3배 증가했다. 전력당 성능도 2.4배 개선돼 최근 데이터센터 운용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전력 사용량 감소에서도 장점을 지닌다.
개인용 14세대 CPU 코드명 ‘메테오레이크’는 AI 시대를 맞아 ‘인텔 코어 울트라’라는 새 브랜드명으로 출시된다. 코어 울트라는 노트북(모바일) 전용으로 설계돼 전력 소모를 크게 줄였고 인텔 칩셋 사상 처음으로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내장돼 자체 AI 연산이 가능하다. 모바일 시대 패권을 빼앗아간 ARM을 겨냥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겔싱어 CEO는 “MS와 챗GPT 협업 등을 통해 애플 맥북 등 경쟁 제품 대비 강점을 지닌다”며 ARM 진영에 공세를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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