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20일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다시 급등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 정상화는 더더욱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날 전남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201조 원의 한전 부채는 국가 연간 예산의 30% 수준, 국가 GDP의 10%나 되는 막대한 금액이다. 한전의 연 매출 전체를 3년 내리 쏟아부어도 다 갚지 못할 지경”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전의 누적적자 47조 원, 부채비율 600%, 사채발행 한계, 전력산업 생태계 붕괴 등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한전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연료가격 폭등과 탈원전 등으로 상승한 원가를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한 데 있다”고 일침했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 정상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도 “뼈를 깎는 경영혁신과 내부개혁 없이는 전기요금 정상화를 위한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미 발표한 (25조 7000억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특단의 추가 대책도 강구하겠다”고 예고했다. 비대해진 본사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사업소 거점화·광역화를 추진해 업무 효율성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같은 날 취임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신임 장관이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시한 요금 인상을 위한 선결 조건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방 장관은 뼈를 깎는 구조 조정 선행 없이 요금조정을 얘기해서는 안된다고 했었다.
아울러 김 사장은 ‘환골탈태’ ‘제2의 창사’ ‘대변신’을 거듭 주문했다. 특히 한전은 전기요금에 의존하는 기업이 아닌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서 전기요금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총수익의 30% 이상을 국내 전력판매 이외의 분야에서 만들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한 3대 실천 과제로는 △에너지 신산업과 신기술 생태계 주도 △신재생에너지 사업 적극 추진 △제2 원전 수출을 위해 총력 등을 내걸었다.
김 사장은 “해상풍력과 같은 대규모 사업은 자금력과 기술력, 풍부한 해외 파이낸싱 경험을 갖춘 한전이 적극 주도해 글로벌 경쟁력을 빠르게 구축해야 한다”며 “한전은 10개 부처 29개 관련 법률의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계획입지 제도를 도입해 신재생에너지의 질서있는 보급에 기여해야 한다”고 했다.
/세종=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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