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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명희, 가족 빼고 다 바꿨다…그룹 CEO 절반 교체

■실적 위기감에 이례적 9월 정기인사

이마트 대표에 '전략통' 한채양

오프라인 유통 3사 대표도 겸임

신세계백화점 대표엔 박주형 내정

센트럴시티도 맡아 시너지 극대화

전체 대표 수 줄여 겸직·책임 강화

그룹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 신설

박주형 신임 신세계 대표이사. 사진 제공=신세계그룹




한채양 신임 이마트 대표이사. 사진 제공=신세계그룹


신세계(004170)그룹이 전체 대표이사 중 40%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동시에 물러났고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조직 운영 체계를 바꿨다. 인사 시기도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겼다. 신세계가 정기 임원 인사를 9월에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적 위기감 고조에 조직 분위기 쇄신 및 전열 정비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례적 인사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결단이 반영됐다는 평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20일 2024년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은 매년 12월 1일자로 정기 인사를 해왔지만 2019년 이마트 부문이 10월로 인사를 앞당겼고 2021년부터는 백화점 부문도 10월에 함께 인사를 냈다. 올해는 더 빨라져 유통 업계에서 가장 바쁜 시점 중 하나인 추석 대목을 앞두고 인사가 단행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계열사 대표 25명 중 백화점과 이마트 대표를 포함한 9명이 교체됐다. 2019년 이마트 대표로 영입돼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했던 강희석 대표는 임기를 2년 이상 앞두고 물러났다. 손영식 신세계 대표도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이번에 교체됐다. 이런 점 때문에 이번 인사는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한 경질 성격이 짙다. 이 회장이 ‘신상필벌’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 전폭적인 쇄신을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마트는 실적 부진 속 올해 상반기 쿠팡보다 매출액에서 뒤지면서 ‘유통 업계 1위’ 타이틀을 내줬다. 아울러 이마트는 지마켓, SSG랜더스 야구단 인수 등에 수조 원을 투자했지만 아직까지 시너지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마트 대표로는 ‘전략통’으로 꼽히는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선임됐다. 한 대표는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대표도 겸임한다.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을 맡아 ‘3사 원대표 체제’로 운영하게 된다. 통합 대표 체제를 통해 조직 역량을 결집하고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한 대표는 2013년 신세계 전략실 관리팀 상무, 2018년 전략실 관리 총괄 부사장 등을 지냈다.

백화점 신임 대표에는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가 선임됐다. 박 대표는 백화점과 센트럴시티 대표를 함께 맡는다. 이마트와 백화점은 물론 개발 사업을 하는 센트럴시티까지 두루 거친 만큼 백화점과 센트럴시티와의 시너지를 낼 인사로 낙점됐다. 박 대표는 2004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상무, 2011년 이마트 부문 전략경영본부장 부사장 등을 맡았다.

계열사 대표 수를 줄이고 책임과 권한을 부여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주류 계열사인 신세계L&B 대표까지 겸직해 시너지 확대에 주력하고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함께 맡는다.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에는 70대의 ‘올드보이’ 이석구 신세계 신성장추진위 대표가 자리를 옮겼다. 이 대표는 스타벅스코리아를 11년간 이끌며 성장시킨 주역으로 2019년 퇴임했다가 2020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 사업 부문 대표로 다시 기용됐다. 마인드마크 대표에는 콘텐츠 비즈니스 전문가인 김현우 대표가 외부에서 영입됐고 더블유컨셉코리아는 지마켓 이주철 전략사업본부장이 대표로 내정됐다.

신세계는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그룹의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도 신설했다. 통합 리테일 클러스터 산하에는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신세계프라퍼티·SSG닷컴·지마켓을 두고 시너지를 도모한다. 예하 조직 및 본부장 운영에서도 통합본부장 체계 도입, 시너지를 위한 하이브리드 조직 체계, 업무 영역별 과감한 세대 교체를 단행하는 등 기존 조직 운영 방식을 벗어난 변화를 시도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조직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하는 한편 어려운 경영 환경을 돌파하고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성과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준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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