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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전쟁 없고 편의시설 풍부"…청년들 몰리는 지방산단

<서울경제·한국산업단지공단 공동기획> ◆노후 산단의 변신

산단공 '산단환경개선펀드' 지원 통해

근무의욕 막는 고질적 문제점 해결

청년 친화형 공간 탈바꿈 역할 톡톡

고용유발 효과 6만3468명 달해

정부 내년 예산 2배 가까이 증액 예정

강원도 춘천 후평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인 ‘춘천 하이테크타워’ 전경. 사진 제공=한국산업단지공단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 일대 ‘후평일반산업단지’ 중심에 지난해부터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노후 산단, 그것도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20~30대 청년 근로자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청년 근로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신들이 근무하는 건물 1~2층에 마련된 식당가로 향하는 모습이나 식사를 마친 후 인근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옥상 공원에서 휴식을 즐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969년에 준공된 후평일반산업단지는 조성된 지 50년이 넘다보니 폐업한 공장과 낡은 시설이 아직 곳곳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노후 산단’이다. 이곳에 새로운 활력이 생겨난 건 지식산업센터인 ‘춘천 하이테크타워’가 2017년 ‘산업단지환경개선펀드’의 투자를 받아 지난해 산단 내에 건립된 이후부터다. 올해 춘천하이테크타워 내 중소기업에 입사한 30대 초반 청년근로자 A 씨는 “대학 졸업 후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직장을 찾아가는 친구들이 많은데, 집 근처에 직장을 구할 수 있어 좋았다”며 “노후 산단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차 문제도 없고, 식당·카페·편의점 등 편의시설도 많아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또래 근로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청년들이 일하기 좋은 ‘청년친화형 산업단지’를 만들기 위해 산단 내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산업단지환경개선펀드’가 노후 산단에 대한 이미지를 바꿔 청년들을 유입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산단환경개선펀드는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이 2011년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노후 산단의 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 재원을 마중물로 민간 투자를 유치해 조성한 투자금으로 산업단지 내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등 필요한 시설을 공급한다. 산단환경개선펀드는 산단 입주기업의 청년고용률을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춘천하이테크타워의 경우 지난해 한 해 동안 전체 고용 인원(670명) 중 62.4%인 418명이 청년 근로자로 구성됐다.

강원도 춘천 후평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인 ‘춘천 하이테크타워’ 1층에 있는 까페 주변에 청년 근로자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산업단지공단


산단환경개선펀드사업은 2011년부터 올 8월까지 정부재원 1조 932억 원을 마중물로 약 6조 9076억 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현재 총 61개 사업에 8조 8억 원의 사업이 진행됐다. ‘2022년 산업단지환경개선펀드 성가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산단환경개선펀드의 생산유발효과는 약 14조6681억 원, 고용유발효과는 6만3468명, 부가가치유발효과는 약 6조490억 원으로 추정된다. 젊은층이 취업을 꺼려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려온 산단 내 기업들에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산단환경개선펀드사업에 더욱 힘을 주기로 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 달 24일 ‘산업단지 입지 킬러규제 혁파방안-기업이 투자하고 청년이 찾고 지방이 주도하는 산업단지 재도약’을 발표했다. 발표안에 따르면 산단을 기업이 투자하고 청년이 찾는 곳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도록 시설과 근로정주환경 등의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산단공은 이같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2024년도 산단환경개선펀드에 1868억 원의 정부 예산안을 확보했다. 2023년 본 예산 958억 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민간투자까지 더해질 경우 약 1조 원 규모의 신규 금액이 산단에 투자될 예정이다. 이번 예산은 국회 예산 심의를 거쳐 올 12월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그동안 산단환경개선펀드는 제조업 중심의 산업 시설 확충에 집중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는 산업기반시설 뿐 아니라, 문화·편의시설 확충을 통해 청년들이 찾아오고 싶은 ‘청년친화형 산업단지’로 바꿔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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