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장기화를 예고한 이후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경제 호조와 고금리 지속 전망 등이 결합되면서 국채 수익률이 치솟았고, 고금리 부담에 주가가 하락했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70.46포인트(-1.08%) 내린 3만4070.4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72.20포인트(-1.64%) 내린 4330.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45.14포인트(-1.82%) 하락한 1만3223.99에 장을 마감했다. LPL파이낸셜의 최고기술전략가인 애덤 턴퀴스트는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은 증시에 대한 일종의 경고음”이라며 “국채 금리 상승은 확실히 (주식 등) 위험자산선호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4.7bp(1bp=0.01%포인트) 오른 4.486%을 기록했다.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기준금리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2.8bp 오른 5.148%에 거래됐다. 채권 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반비례한다.
이날 고용 시장의 강세 신호가 또다시 나오면서 국채와 증시의 매도 압력을 키웠다.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2만 건 줄어든 20만1000건으로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시장의 전망치인 22만5000건을 2만 건 이상 하회했다. 극심한 노동력 부족으로 기업들이 직원 해고를 꺼리고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미국에거 계속해서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사람의 수는 2만1000명 감소했다. 이 역시 1월 이후 최저치다. 실업수당 수령인구의 감소는 근로자가 해고되더라도 금세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용시장의 강세는 연준이 금리를 보다 ‘높이, 오랫동안(higher for longer)’ 유지해야 할 요인이다.
다만 경제가 식고 있거나 앞으로 식을 수 있다는 신호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우선 주택 시장에서 8월 미국 기존주택판매는 전월대비 0.7% 줄어들어 연율 404만 건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410만 건을 하회했으며 연초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와 별도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지역 기업활동지표는 -13.5를 기록했다. 마이너스는 경기 위축 국면을 뜻한다.
미국 하원 공화당이 이날 휴회했다는 소식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연방 의원들이 정부 폐쇄를 막기 위한 임시예산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미국 정부는 의회가 이달 말까지 내년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할 경우 셧다운(일시적 운영중단)에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한달간 시간을 버는 내용의 법안부터 통과를 추진 중이지만 내부 강경파의 반대로 처리 여부는 미지수다. CNBC는 “연방 정부의 셧다운은 4분기 국내총생산(GDP) 감소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종목별로는 페덱스가 시장의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4.5%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는 매출 217억 달러에 주당순이익(EPS) 3.71 달러였으며 실제 발표치는 매출 217억 달러에 EPS 4.55달러 였다. 전날 첫 거래됐던 마케팅 소프트웨어 기업 클라비요는 첫날 23% 상승에 이어 이날도 2.9% 올랐다. 앞서 상장됐던 인스타카트는 1.83% 상승했으며 ARM은 1.42% 내리며 주가 하락세에 빠졌다. 이날 주택 거래 부진을 알리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미국의 주택건설업체인 디알호턴과 KB홈은 각각 3.7%, 4.3% 하락했다.
또 다른 위험 자산인 가상 자산도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2% 내린 2만6624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1.9% 하락한 1586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유가는 러시아가 휘발유와 경유의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는 소식에도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센트(0.03%) 하락한 배럴당 89.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러시아의 휘발유 및 경유의 수출 중단 소식에 배럴당 90.98달러까지 올랐지만 차익실현 매물에 90달러 아래로 떨어져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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