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추석 연휴기간동안 고용노동법에서 보장한 휴식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운재단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정규직 노동자의 86%가 ‘빨간날(명절·공휴일 등)’에 유급으로 쉴 수 있다고 답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는 정규직의 절반 수준인 42.8%만이 유급으로 쉴 수 있다고 답했다.
임시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과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일로 회사는 일을 하지 않아도 임금(유급휴일분)을 지급해야 한다.
일부 사업주가 휴일근무가산임금을 받을 자격을 임의로 설정하기도 하지만 유급휴일 임금이나 휴일근로가산임금은 만근을 하지 않아도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면서 법정공휴일에 근무하면 누구든 임금을 받을 수 있다.
연차휴가는 해당일의 근로의무를 면제하고 유급으로 인정해주는 것이어서 공휴일에는 사용할 수 없다. 또 연차휴가의 시기지정권은 원칙적으로 노동자에게 있다. 근로자 대표의 동의가 없는 한 사용자가 연차휴가 시기를 임의로 지정할 수 없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임금별로도 유급 휴가 이용의 차이가 발생했다. 500만원 이상을 받는 노동자는 10명 중 9명(90.3%)이 빨간날에 유급으로 쉰다고 답했고 150만원 미만을 받는 노동자는 10명 중 3명(31%)이 빨간날에 유급으로 쉰다고 대답했다. 노동조합 가입 여부도 빨간날 유급휴가 사용에 영향을 미쳤다.
직장 내 지위와 근로기간에 따라서도 유급휴가 사용 여부가 갈리는 등 휴식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일반사원 2명 중 1명(50%)은 빨간날에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실무자급 이상의 경우 10명 중 8명 이상이 공휴일에도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 직장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노동자는 2명 중 1명(50%)이 빨간날에 유급으로 쉴 수 있지만 5년 이상 근무자는 10명 중 8명(84.2%) 이상이 유급으로 쉴 수 있다.
직장갑질119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직장에서의 취약한 지위가 빨간날 휴식할 권리 행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대체공휴일이 해마다 확대되는 추세임에도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는 노동자들은 여전히 빨간날에 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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