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과세 시효를 넘겨 걷지 못한 상속·증여세가 11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2022년 소멸시효가 도래한 체납 상속·증여세는 총 11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33억 원, 2020년 240억 원, 2021년 504억 원, 2022년 327억 원만큼 소멸시효가 도래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과세 당국은 최장 10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지나면 징세 권한을 상실한다. 소멸시효가 지난 세금은 거둘 수 없다는 뜻이다. 자녀·친지 등에 재산을 물려준 뒤 시효 만료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틴 체납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양 의원은 “상속·증여세는 무상으로 재산을 이전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인데, 최근 4년간 1100억 원 넘게 소멸 시효가 완성됐다”며 “소멸시효 완성은 국세청의 징수권 포기나 마찬가지인 만큼 징수 역량을 키우고 성실한 납세자가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은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체납자를 보호하기 위해 실익이 없는 압류 재산 등을 정비하면서 소멸된 체납 세금 규모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