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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판 IRA' 대응 카드는 현지 생산…현대차, '中견제' 유탄 피한다

유럽 무더기 보조금으로 中 견제

현대차·기아 등 국산차에도 불똥

신형 전기차 유럽 생산라인 확대

현대자동차 체코 공장에서 코나 전기차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유럽연합(EU)이 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사한 성격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유럽 시장을 파고드는 중국산 전기차를 견제하려는 조치인데 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는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중국 견제의 유탄을 피해갈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은 전기차 생산부터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따져 보조금을 주는 내용이 골자다. 철강·배터리·조립·운송 등 6개 부문에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배출량이 적을수록 친환경 점수를 매기는데 합계가 60점을 넘으면 보조금을 지급한다.

생산지가 프랑스와 가까울수록 보조금 받기가 유리해 북미 생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IRA와 성격이 비슷하다. 구체적인 보조금 지급 대상 모델은 올해 말 공개될 예정으로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은 가격이 4만 7000유로(약 5600만 원) 미만인 차량에만 최대 5000유로(약 700만 원)가 지급된다. 지금까지 현대차(005380) 코나, 기아 니로·쏘울 전기차가 연간 약 5000대씩 보조금을 받아왔다.

프랑스뿐 아니라 EU 집행위원회 차원에서도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에서 낮은 가격에 판매되며 보조금을 받아갔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업계에선 이처럼 역내 산업에 유리하게 보조금 정책을 바꾸는 움직임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의 유럽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전략을 돌파구로 활용할 방침이다. 각각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전기차 라인 전환을 준비해온 만큼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신형 코나 전기차는 8월부터 체코 공장에서 전량 생산되기 시작했다. 기존 세대 모델은 울산 공장에서도 생산해 절반가량을 수출했지만 신형 모델부터 모든 물량을 현지화한 것이다. 현대차는 체코 공장을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 전환해 2035년 유럽에서 100% 친환경차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아 역시 슬로바키아 공장을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해 2025년부터 유럽 시장에 특화한 소형·중형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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