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추석 연휴 4거래일 동안 휴장하는 가운데 이 기간 투자 여력을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집중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황금 연휴 기간 동안 어떤 해외 종목을 매수할지 고민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에게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과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는 에너지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변동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배당주도 추천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폭풍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증시에서 미국의 실적 개선주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실적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데 그 중에서도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들은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챗GPT를 필두로 클라우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FT)를 대표적인 실적 개선주로 꼽았다. 7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단기 조정이 지속되면서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받고 있다는 점도 투자를 고려할 요인으로 지목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9.3배로 최고점(35.1배)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이달 씨티은행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컴퓨터(PC) 시장이 안정적인 가운데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의 성과 등에 힘입어 매출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420달러로 제시했다. 현 주가가 320달러 선에서 머물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상승여력이 31%가량 남았다는 분석이었다.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으로 에너지주가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글로벌 기준유가 되는 브렌트유는 0.7% 상승한 배럴당 93.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19일(현지 시간)에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연중 95달러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까지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최대 셰일유 생산 기업 중 하나인 콘티넨털리소시스의 더그 롤러 최고경영자(CEO)는 “신규 시추가 이뤄지지 않는 한 배럴당 120~150달러 수준의 국제 유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주는 금리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대표 종목으로 꼽은 기업은 미국 대형 석유업체인 셰브론(CVX)이었다. 에너지주의 모든 강점을 갖췄으면서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까지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셰브론은 국제 유가의 등락이 직접적으로 현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며 “최근 국제 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만큼 수혜가 기대된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셰브론은 든든한 현금을 바탕으로 높은 배당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연 6~7%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맥도날드(MCD)와 같은 배당주도 관심을 둘 만한 업종으로 분류했다. 맥도날드는 1976년부터 매년 배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최근 46년 연속 배당을 증액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점도 호재다. 이달 재커리 패덤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해외 시장에서 이룬 성과가 견고한 가운데 영화에서 나오는 메뉴를 그대로 출시하는 마케팅 전략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며 맥도날드의 투자 의견을 ‘비중 유지’에서 ‘확대’로 높여 잡았다. 목표주가는 270달러 후반인 현 주가보다 약 15% 높은 310달러로 제시했다. 서 연구원도 맥도날드에 대해 “글로벌 햄버거 프랜차이즈 1위로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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