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남 창원시에서 발견됐던 외래 흰개미가 최소 10년 전부터 국내 생태계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환경부는 지난 9일 외래 흰개미를 발견했다고 신고한 창원시 진해구 주택 인근에서 2주간 농림축산검역본부, 문화재청, 산림청 등과 합동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군체 2곳을 추가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최초 발견지에서 50m 거리에 있는 주택 외부 나무 창틀에서 생식개미와 일개미 등 69마리, 90m 떨어진 주택 지붕 하부 목재에서 생식개미와 일개미 등 54마리가 발견됐으며 이들 군체는 소각됐다.
창원 외래 흰개미는 마른나무흰개미(Kalotermitidae)과 인사이스테르미스(Incisitermes)속 ‘서부마른나무흰개미(가칭)’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원산지이며 플로리다주, 조지아주 등으로 확산했는데 방제에 성공한 사례가 없는 종이다. 중국, 일본,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등 국가로도 퍼져 있다.
1000∼3000마리 규모로 군집을 이루며 건조한 환경을 선호하지만, 가로수 등 살아있는 나무에서도 산다.
환경부는 “서부마른나무흰개미 군체 규모를 고려하면 적어도 10년 전에 국내에 유입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지속적인 방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고 전했다.
이미 다른 지역으로 확산했을 가능성도 있다. 흰개미 전문가인 미국 플로리다대의 이상빈 박사는 “배설물 양 등을 살펴봐야겠지만 군체 규모가 100마리 이하이므로 성충이 독립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고 남은 군체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환경부는 서부마른나무흰개미가 가을에 혼인비행하고 최초 발견된 개체도 날개를 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 발견 지점 인근을 방역하고 문화재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외래 흰개미가 의심되는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국립생태원 외래생물 신고센터’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흰개미는 생태계에서 나무를 분해해 탄소를 자연으로 되돌리고 토양 수분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인체에도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목조문화재와 건물까지 먹어 붕괴시킨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외래 흰개미는 주로 가구와 목재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유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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