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가장 긴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용돈·상여금 등 명절 ‘떡값’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선 여윳돈을 부담 없이 넣어둘 만한 ‘짠테크(짠돌이+재테크)’ 투자처로 금리형과 월배당 ETF를 꼽았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최대 금리형 ETF인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의 순자산은 연초 3조 4441억 원에서 27일 6조 8583억 원까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개인들은 이 기간동안 1364억 원을 순매수했다.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은 최근 KODEX 200을 제치고 전체 ETF 중 순자산 규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KODEX 200이 1등 자리를 내준 건 지난 2008년 7월 이후 약 15년만이다.
이 ETF는 금융투자협회가 매일 고시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수익률을 추종하는 국내 첫 금리형 ETF다. 매일 이자가 복리로 쌓이는 것을 기대할 수 있고 은행 예금과 달리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금리 인상 효과 덕분에 몸집을 빠르게 불렸다. 2020년 7월 100억 원으로 상장한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의 순자산은 지난해 1월만 해도 2500억 원 안팎에 불과했다가 같은 해 5월 5000억 원, 9월 1조 원, 12월 3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 2월 5조 원까지 넘겼다.
KODEX KOFR금리액티브도 순자산 3조 4927억 원을 모으며 국내 전체 ETF 중 3위 규모로 성장했다. 이 ETF는 한국형 무위험지표금리인 KOFR을 추종한다. 27일 기준 KOFR은 연 3.672%다.
최근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달러에 투자하며 연 5%대의 높은 수익률까지 얻을 수 있는 달러 파킹통장형 ETF도 인기다. 한투운용은 추석 연휴 투자처로 ‘ACE 미국달러SOFR금리(합성)’를 추천했다. 이 상품은 미국 무위험 지표 금리(SOFR)에 투자한다. 미국 국채 담보의 1일물 환매조건부(RP) 거래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무위험 금리가 매일 복리로 쌓이는 형태다. 연 수익률은 5.31%다. 올 강달러와 고금리 국면에 인기를 끌며 4월 상장 이후 5개월간 400억 원이 유입됐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ACE 미국달러SOFR금리(합성) ETF는 추석 등 연휴로 국내 증시가 긴 휴장기를 맞을 때 투자하기 좋은 상품"이라며 "ETF이기 때문에 최소 투자금액이나 투자 기간, 조기 인출 페널티 등의 제약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제2의 월급’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월배당 ETF도 부담없는 투자처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까지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상장된 월배당 ETF 33종에는 총 3340억 원이 순유입됐다. 테마주 랠리가 잦아들며 증시가 횡보장세로 접어들자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월배당 ETF로의 자금 유입에 더욱 속도가 붙은 것이다.
주요 월배당 상품으로는 신한자산운용 ‘SOL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있다. 이 상품은 지난해 11월 상장 당시 국내 최초의 월배당 ETF로 주목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상장 당시 275억 원에 불과했던 순자산총액은 27일 기준 3025억 원을 기록해 3000억 원을 돌파했다.
총보수가 저렴한 상품이 많다는 것도 월배당 ETF의 장점이다. 월배당 ETF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자 운용사들이 비슷한 상품을 다수 내놓으며 경쟁적으로 보수 인하에 나섰기 때문이다. 후발주자로 나선 미래에셋운용이 ‘TIGER 미국배당 다우존스 ETF’의 연 총보수율을 업계 최저인 0.03%로 책정하자 신한운용이 기존 0.05%에서 0.03%로 보수율을 낮추면서 맞불을 놨다. 기존에 있던 분기배당 상품을 월배당으로 변경해 시장에 뛰어든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미국배당 다우존스’의 총보수를 0.01%로 파격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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