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실이 여실히 담긴 영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한국이 싫어서'가 공개됐다. 주연 배우 고아성은 불참했지만 주종혁, 김우겸이 대신 참석하며 작품에 관한 설명을 전했다.
4일 오후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이 사회를 맡았으며 연출을 맡은 장건재 감독, 윤희영 프로듀서와 더불어 주연 배우 주종혁, 김우겸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아성은 골절 부상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한국이 싫어서'는 한국에서 사는 것에 지쳐 뉴질랜드로 이주를 꿈꾸는 계나(고아성)가 뉴질랜드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다. 행복의 진정한 정의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계나의 행보를 따라간다.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한국이 싫어서'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현실에 대한 것들이 다양하게 드러나있다. 극단적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친구도 있고, 해외를 선택하는 친구도 있다. 그 다양한 고민들이 가감없이 드러나있어서 우리에게 공감을 사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한국이 싫어서'라는 제목이 한국이라는 특정한 국가를 지칭하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보편적으로 젊은 세대가 가지고 있는 힘듦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장건재 감독은 이번 작품을 연출하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준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해외 촬영이 있는 작품이다 보니 2, 3년 정도 해외를 나갈 수 없는 상황도 있었고 소설의 무대는 호주지만 뉴질랜드로 바꾸기도 하며 계획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어 연출 계기에 대해 "계나의 이야기가 나와 공명하는 부분이 있었다. 직관적으로 영화화해서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결심했다"고 언급했다.
재인 역의 주종혁은 출연 계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어렸을 때 뉴질랜드에서 6년 정도 유학 생활을 했다. 그때 당시에 한국 삶에 지쳐서 온 형들이 있었다. 그 형들이랑 친하게 지냈는데 '한국이 싫어서'라는 소설을 보고 그 형들이 많이 생각났다. 나의 삶과도 너무 비슷했고 연기하면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종혁은 개막작 선정에 대한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개막작으로 선정된 작품에 참여해서 이 자리에 온 것이 꿈 같은 일이다.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벅차다"며 소감을 밝혔다.
주종혁은 이날 행사에서 고아성을 향한 안타까운 감정을 언급했다. 그는 "마음이 아프더라. 단독 주인공인데 여기 앉아있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대신 온 것 같아서 미안하더라. 이 영화를 그래서 더 잘 전달하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명 역을 맡은 김우겸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시나리오에 공감이 많이 돼서 너무 하고싶었다.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 속에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 각자 다 있더라. 내가 꼭 대사로서 입밖으로 내뱉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우겸은 지명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는 "나는 지명이처럼 착하지는 않다"고 웃음을 터뜨렸지만 이내 진지한 모습으로 "나무처럼 단단한 모습이 있는 인물이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싶어서 기대감을 가지고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고아성 배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성 누나는 TV에서 봤던 사람이어서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아성 누나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영화 보고 나서 나가는 길에 문자 한 통 했는데 '누나 짱'이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이 싫어서'를 만나볼 수 있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늘(4일) 저녁 개막식을 올린 후 오는 13일까지 성대하게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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