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여성 신입 직원이 이미 남성의 비율을 압도하고 있음에도 ‘유리천장’은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국회 정무위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 5급 조사역은 여성이 남성보다 내리 5년간 훨씬 많았다.
그러나 고위직으로 오를수록 여성의 숫자는 뚝 떨어졌다. 올해 8월 현황을 보면 남성 4급은 380명이었지만 여성 4급 직원은 210명으로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3급의 경우 남성은 339명인데 바해 여성은 157명에 그쳤고 2급은 남성 238명, 여성 22명이었다. 1급의 경우 2019년부터 2022년까지 1명에서 올해 겨우 2명으로 늘었을 뿐이다.
윤 의원은 "5급 신입 조사역은 여성 수가 많은데 4급 승진자는 남성이 2배 더 많은 경향이 뚜렷하다"면서 "부서 배치부터 인사에 이르기까지 성인지 감수성 측면에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불평등 현상은 비단 공공 부문만의 문제가 아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은행연합회·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에서 자산 2조원 이상 금융회사(은행·증권사·생보사·손보사)의 여성 등기이사 현황을 제출받은 결과 총 74개사 등기임원 461명 중 여성 등기이사는 11%에 불과한 52명이었다.
그나마 손해보험사 6곳의 등기이사 37명 중 6명(16%)으로 여성 비율이 가장 높았고 생명보험사는 20개사 124명 중 여성이 17명(14%)으로 평균을 넘어섰다. 은행은 19개사 132명 중 14명이 여성으로 평균에 턱걸이했고 증권사는 29개사 168명 중 여성이 15명(9%)으로 평균에도 못 미쳤다.
여성 등기이사가 한 명도 없는 곳은 30곳이나 됐다. 5대 금융지주 중 우리은행은 여성 등기이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윤 의원은 “특정 성별로 편중될 경우 편향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며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경영을 선도하는 금융회사들이 다양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여성 등기이사 영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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