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올 여름 폭우·폭염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올랐다. 올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후 올 7월 2.3%까지 내려앉았지만 8월부터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물가를 끌어올린 주범은 고유가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9% 내려 올 2월(-1.1%) 이후 가장 낮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올 8월(-11.0%)과 비교해도 하락 폭은 대폭 축소됐다. 이에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기여도는 올 8월 -0.57%포인트에서 지난달 -0.25%포인트로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하락 폭이 둔화하며 공업제품 상승 폭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물가 상승세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오르며 전월(2.7%)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농산물이 7.2% 오르며 지난해 10월(7.3%)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김 심의관은 "(농산물은) 올 여름철 기상 여건으로 생산량이 줄었고 일부 품목의 수입도 감소해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 역시 4.4%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8%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3% 올랐다. 김 심의관은 "향후 국제유가에 따라 (물가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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