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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자영업자 "올 들어 빚 더 늘었다"

■소상공인연합회 1345명 설문

"대출금 상환 힘들다" 88% 달해

32% 월평균 매출 500만원이하

9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 소상공인 PB·직매입 구매상담회’에서 방문객이 소상공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세종시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50대 남성 김 모 씨는 코로나19 기간을 지나오면서 부채가 2억 원 가까이 늘었다.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2배가량 오르자 최근 도소매 관련 부업을 하며 이자를 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금 상환 시기는 째깍째깍 다가오고 있어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김 씨는 “이자만 한 달에 100만 원이 넘는데 이제는 원금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지난 3년 동안 어떻게든 폐업을 막기 위해 대출을 끌어 쓰다 보니 빚만 잔뜩 늘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대출 잔액이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소상공인이 10명 중 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소상공인 13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 실태 조사에서 응답자의 59.7%는 지난해 대비 대출 잔액이 늘었다고 답했다. ‘매우 늘어났다’고 답한 비율은 23.2%, ‘다소 늘어났다’는 36.5%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말한 응답자는 25.5%,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고 말한 비율은 13.7%였다. 대출은 늘어나는데 금리는 오르다 보니 소상공인 대부분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응답자의 87.6%는 ‘현재 대출금 상환으로 힘들다’고 답한 가운데 대출금 상환이 ‘매우 힘든 수준’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9.5%, ‘다소 힘든 수준’은 38.1%로 집계됐다.



문제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사업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올 상반기 월평균 매출액이 ‘500만 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소상공인이 32.6%로 가장 많았다. 또 소상공인의 절반가량인 52%는 연매출이 1억 2000만 원 미만이었다. 특히 월평균 매출이 낮을수록 고금리의 3금융권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다는 게 소공연의 설명이다. 소상공인들은 가장 필요한 금융정책으로 이자 절감(51.7%), 대출 원금 장기 분할 납부(45.9%)를 꼽았다.

소공연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은 매출 감소 위기 속에서 전기료·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지출 증가 등으로 경영 실적이 갈수록 악화되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을 버티고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지로 대출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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