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왕복에 8000원이면 거의 지방 가는 고속버스 가격 아닌가요.”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역사 내에서 신분당선 열차 환승 게이트에서 만난 직장인 고 모 씨는 깊은 한 숨을 내뱉었다. 강남역과 수원 광교역 등을 지나는 신분당선 요금이 7일부터 최대 450원(교통카드 기준) 오른다. 현재 노선의 양 종점인 광교역에서 신사역까지 편도 요금이 4100원으로 인상돼 이 구간을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경우 하루 8000원이 넘는 지하철 요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7일부터 성인 기준 서울 지하철 기본운임이 1250원에서 1400원으로 150원 오른다. 신분당선의 경우 구간마다 추가로 부과되는 별도 운임을 함께 인상했다. 신사~강남구간 별도운임은 500원에서 700원으로 200원 오른다. 강남~정자?정자~광교 구간 연계 이용시 600원 할인은 500원으로 100원 줄어든다.
신분당선을 이용하는 고객들 대부분은 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토로했다. 매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역에서 강남역에 있는 재수학원에 가기 위해 전철을 타는 박 모(20) 씨는 “재수생 입장에서 요금 인상이 더욱 부담된다”며 “하지만 버스보다 30분 이상 시간이 절약돼 안탈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김 모(37) 씨도 “서울 집값이 부담돼 경기도로 왔는데 교통비 부담이 너무 된다”며 “너무 비싼 것 같다”고 지적했다. 매일 판교역에서 신논현역까지 신분당선을 이용한다는 직장인 이 모 씨도 “출퇴근 시간에는 숨을 못 쉴 정도로 사람이 많다”며 “쾌적하지도 않은데 요금이 인상된다니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다.
교통비 부담이 늘어난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절약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엄정은(25) 씨는 “앞으로는 신분당선 대신 저렴한 수인분당선을 이용할 것”이라면서 “지하철 요금도 올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판교역에서 신논현역으로 출퇴근하는 김주환(28) 씨는 “앞으로는 주차비를 좀 더 내더라도 자동차를 이용할 생각”이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대중교통 이용시 이동거리의 합으로 마일리지를 적립 받을 수 있는 알뜰교통카드를 찾는 이들도 늘었다. 직장인 김 모(33) 씨는 “지하철 요금 인상 소식에 최근 발급 받았다”며 “월급 빼고 다 오르는데 한 푼이라도 아끼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월 6만 5000원(서울지역 이용 기준)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수도권으로 확대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한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에서 “수도권 주민의 부담 해소와 편의 증진을 위해 경기도와 인천시가 시범사업 단계부터 동참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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