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HMM(011200) 매각 공고 시 밝혔던 이달 중 영구채 전환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산은의 사정에 정통한 한 핵심 관계자는 9일 “매각 공고 때 (영구채 보통주 전환에 따른) 2억 주를 포함해 매각하기로 한 바 있다”며 “현재 별다른 변동 사항이 없기 때문에 예정대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HMM 매각 주관사는 삼성증권(016360)이 맡고 있다.
산은은 해진공과 함께 보유 중인 지분 약 1억9879만 주에 2018년 발행된 192회 전환사채(CB)와 193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으로 생기는 2억 주를 묶어 판다고 했다. 192회 CB(4000억 원)는 25일부터 금리가 연 3%에서 6%로 뛴다. 이후 매년 0.25%포인트(p)씩 금리가 오르게 돼 있다. 193회 BW(6000억 원)도 구조가 같다. 이 때문에 HMM이 지난 달 22일 조기상환 청구권(콜옵션)을 행사했지만 콜옵션보다는 전환권이 우선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하락하는 가운데 영구채 전환 전후 HMM의 시가총액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매각가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SCFI는 지난 달 28일 현재 886.85로 전주 대비 24.87포인트(2.7%) 하락했다. 코로나19 직후였던 2020년 5월 이후 40개월 여 만의 최저치다. HMM은 컨테이너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83.9%다.
이런 상황에서 신주 발행은 주가에 추가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실제 HMM은 6일 전날 대비 1.03% 떨어진 주당 1만5430원에 마감했다. 8조 원을 넘었던 시총도 다시 약 7조5459억 원까지 내려왔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은의 움직임에 대해 “매각공고 때 밝혔기 때문에 예정된 수순”이라면서도 “매각대상 주식 수가 최종입찰 시점에 바뀔 수 있다고 해둔 부분을 염두에 둘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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