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김종배 예비역 육군 중장을 특수선사업부 부사장(전문위원)으로 영입했다. 수상함·잠수함 등 해군 함정을 만드는 HD현대중공업이 육군 중장을 영입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지정학적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며 국내외 함정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육해공 통합 방위 차원에서 김 부사장을 구원투수로 선발했다는 분석이다.
9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김 예비역 중장을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함정을 건조하는 특수선사업부의 특성상 해군 출신 대령급이나 일부 장군급을 영입하는 사례는 간혹 있었지만 육군 중장을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6기로 함동참모본부 합동작전과장과 작전1처장 등 요직을 역임한 ‘작전통’이다.
예비역 육군 중장을 함정 사업부 부사장급으로 선임한 것은 육해공 통합 방위를 위한 인물로 적격이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오늘날 함정 운용은 통합 방위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며 “이번 영입을 통해 함정 사업에 통합 방위 개념을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군은 육해공군이 모두 참여하는 전략사령부를 내년에 창설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사령부에는 드론, 육군 미사일, 해군 잠수함, F-35A 등 다양한 육해공군 무기를 운용하는 부대들이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상선 시장 호황기에 있는 HD현대중공업은 상선뿐 아니라 특수선 분야에도 큰 힘을 준다는 전략이다. 실제 캐나다·폴란드 등 전 세계 군 당국은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수상함·잠수함 등 대규모 함정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군의 함정 도입을 위해 육군을 설득하는 데도 김 부사장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3000톤급 잠수함 추가 건조나 항공모함 사업 등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군 작전의 중심인 육군의 지지가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는 “우리나라는 북한·중국·러시아의 최전방에 있는 국가로 항공모함이나 핵추진잠수함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육해공군의 의견 수렴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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