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이 단행된 벤처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이 수도권 소재 벤처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단계 초기에서부터 인재, 자본, 기술이 수도권으로 편중되며 지역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10일 벤처기업협회 ‘벤처기업 M&A 현황 및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2월 벤처확인제도가 개편된 이후 M&A을 거친 벤처기업 78개 중 65개(83.3%)는 수도권 소재 기업이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인수된 벤처기업(25개 사) 중 92.0%(23개 사)는 수도권 기업이었고 벤처기업이 다른 기업을 흡수합병해 존속한 합병 벤처기업(14개 사) 중에도 수도권 비중은 92.9%(13개 사)에 달했다. 다른 기업에 합병돼 소멸한 피합형 벤처기업 39개 사 중 수도권 기업은 29개 사로 비중이 74.4%였다.
이 같은 비율은 전체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전체 기업 중 수도권 소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보다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3만 5123개 벤처기업 중 수도권 기업 비율은 64.7%(2만 2752개)였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혁신정책본부장은 “기업 설립 때부터 인재 유치 능력과 자본력 등에서 지역 간 격차가 벌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며 “벤처캐피털(VC) 등의 벤처·스타트업 대상 투자도 80% 가량이 수도권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M&A 벤처기업의 M&A 직전 연도 평균 상시 종업원 수는 97.8명이었고 설립부터 M&A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1.1년이었다. 평균 종업원 수와 연구개발비는 M&A 3년 전부터 지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 수의 경우 3년 동안 평균 24.9명 늘었고 연구개발비는 평균 2억 1400만원 증가했다. M&A 벤처기업의 70.5%는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특허권 보유율은 60.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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