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해외 비상장주식과 사모대출채권 등에 투자하는 새 펀드를 1억 달러(약 1300억 원) 규모로 조성해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이지스운용은 11일 세컨더리(Secondary)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해외 펀드를 1억 달러 규모로 결성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컨더리 전략이란 다른 펀드가 이미 투자해둔 비상장사나 사모대출채권 등의 투자자산을 넘겨 받아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통상 기관투자들 간 거래가 많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싼값에 투자할 수 있고 일반 펀드 대비 투자 회수 기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세컨더리 전략은 이 때문에 투자 선구안이 뛰어난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한데 이지스운용은 영국계 대형 자산운용사와 손잡고 이 회사가 운용 중인 세컨더리 펀드에 1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해당 세컨더리 펀드가 최근 투자한 기업들에 직접 투자하는 1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까지 별도로 조성해 총 투자 규모를 2억 달러로 늘렸다. 이지스운용의 이번 두 개 펀드에는 국내 공제회와 금융회사 등이 대거 자금을 댄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스운용은 영국계 운용사와 공동 투자 대상으로 삼은 곳은 글로벌 은행이 보유하던 기업이라며 회사 이름을 공개할 수 없지만 지분 투자시 할인율이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가치(NAV) 대비 33%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스운용은 영국계 운용사와 향후 미국과 유럽 등지의 해외 기업에 투자할 때 별도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하며 공동 투자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지스운용은 또 처음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한 만큼 향후 세컨더리 투자도 늘려 나가기로 했으며 특히 세컨더리 거래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미국 뉴욕에서 신규 투자 기회를 엿본다는 계획이다.
이지스운용은 이번 펀드 조성과 투자로 기존 부동산과 인프라 중심에서 기업금융 분야로 투자 외연을 넓혀나가게 됐다. 이지스운용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펀드 운용액이 62조 원으로 국내 부동산 운용사 중 최대다. 이지스운용의 한 관계자는 “기업금융 세컨더리 시장은 2010년 약 220억 달러 규모에서 올 해 1200억 달러로 급성장했다”며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량 자산을 선별해 수익률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