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채무가 8월 말에 1110조 원을 넘겼다. 지난해 말보다 76조 원 이상 늘어난 수치로 예산을 짜며 잡았던 1101조 원보다도 더 많다. 60조 원에 달하는 세수 펑크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6조 원 적자로 나타났다. 이 역시 당초 예상치(58조 2000억 원 적자)를 웃돈다.
1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 동향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전월 대비 12조 1000억 원 증가한 1110조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대비 76조 5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고채 잔액은 77조 8000억 원,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잔액은 6000억 원 늘어났다. 이는 올해 예산을 세우며 예상했던 중앙정부 채무액 1101조 7000억 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 지방정부 채무 34조 2000억 원을 더하면 국가채무는 1144조 2000억 원으로 불어난다. 진민규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이에 대해 “9월 국고채를 대규모 상환할 계획”이라며 “연말에는 예상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수 펑크에 따른 적자 확대가 채무 증가로 이어졌다. 8월 말 누계 총수입은 국세·세외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1년 전보다 442조 원 줄어든 394조 4000억 원을 기록했다. 국세수입이 241조 6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7조 6000억 원 감소하고 세외수입은 19조 3000억 원으로 2조 8000억 원 축소됐다. 기금수입이 보험료 수입 및 법정부담금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6조 2000억 원 늘어났지만 수입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총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조 5000억 원 줄어든 425조 8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종료 등의 영향을 받았다.
이에 통합재정수지는 31조 3000억 원 적자이며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험기금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66조 원 적자였다. 전월보다는 1조 9000억 원 개선됐지만 올해 예산을 짜며 잡았던 58조 2000억 원 적자를 여전히 넘어선다. 진 과장은 “6월 말 기준 83조 원에서 7월·8월 연속으로 개선되는 부분이 있어 현재로서는 올해 관리재정수지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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