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반도체 수요 둔화로 삼성전자의 구형(레거시) 웨이퍼 8인치 파운드리 가동률이 내년에는 반 토막 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12일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삼성전자의 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의 가동률이 5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렌드포스 측은 “삼성전자의 8인치 파운드리 가동률이 올 하반기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기흥 캠퍼스에 월 약 20만 장 이상의 8인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팹에서는 드라이버 집적회로(IC), CMOS 이미지센서, 스마트폰 전력관리칩(PMIC) 등을 우선 생산해왔다. 하지만 최근 삼성의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세계적인 금리·물가 인상 등으로 칩 주문을 줄이면서 생산 물량이 크게 감소했다. 트렌드포스 측은 중국 이미지센서 고객사들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의식해 현지 파운드리로 주문을 맡기면서 삼성전자의 가동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물론 파운드리 수요 부족가 삼성전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8인치 웨이퍼 파운드리 시장은 전례 없는 수요 폭증으로 극심한 공급 부족을 겪었지만 현재 시황이 급격하게 꺾이면서 평균 가동률은 50~60% 수준이다. 독일 인피니언 등 시스템 반도체 회사들은 재고 관리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대만 UMC, 뱅가드 등에 파운드리 주문을 줄이는 추세다.
반면에 중국은 현지 칩 설계 업체들이 미국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자국 파운드리에 반도체 생산을 맡기면서 가동률이 오르고 있다. 내년 중국 파운드리 업체 화홍그레이스의 파운드리 팹 가동률은 80~9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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