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주는 하락장에서 뛰어난 경기 방어주로서 면모를 보여왔다. 모건스탠리캐피탈 월드 지수(MSCI World Index)가 지난해 18.1% 하락하는 동안 헬스케어주는 5.4% 하락에 그친 것이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헬스케어주에는 단순히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 이상의 효용이 있다. 특히 제약회사와 의료 장비 및 서비스 기업들은 향후 세 가지의 ‘빅 트렌드’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헬스케어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트렌드는 혁신, 가격, 그리고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 요소는 때로는 서로 충돌하며 투자전망을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 수익성과 성장률 등과 연관해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주목해야 할 트렌드는 의료 과학의 혁신이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단순히 최신 의료장비나 연구 결과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 기술이 의료업계를 어떻게 재편할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제약 개발 분야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사용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약물 실험의 효과를 개선하는데 필수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다음은 상품 가격이다. 일반적으로 기술 혁신이 일어나면 상품 성능이 개선되고 가격은 떨어지지만, 의료 분야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 항암 화학요법은 과거에 비해 성공률이 높고 부작용은 적지만 더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 투자자들은 상품 가격이 현실적으로 책정됐는지 주목해야 한다. 높은 가격은 기업의 수익과 마진을 높여주지만 만약 시장 역학이나 정책에 의해 가격이 하향 조정된다면 오히려 취약점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은 정책 변화다. 의료 서비스의 보장 범위와 비용을 결정짓는 정부 정책은 헬스케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이다. 전 세계적으로 의료 서비스 비용이 상승하며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 또한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신흥국에서는 의료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며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추세가 반영된 정부 정책이 향후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서비스, 치료, 기술 등의 비용을 결정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혁신 △가격 △정책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해 헬스케어 기업을 평가해야 한다. 보통 투하자본이익률(ROIC)과 재투자 비율이 높고, 재무 상태가 양호하며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보이는 헬스케어 기업이 가격 압박이나 정책 변화 등 바뀌는 흐름에도 장기적인 성공을 거둔다.
성공적인 헬스케어 투자를 위해선 과학적 인사이트보다 차별화된 투자 전략이 중요하다. 헬스케어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반영한 체계적인 투자 프로세스를 구성할 수 있다면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 장기적이고 강력한 수익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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