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공간형 컴퓨터'라고 부르는 차세대 제품 '비전 프로'의 보급용 버전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의 마크 거먼 정보통신(IT) 전문 기자는 15일(현지시간) 뉴스레터 '파워 온'(Power On)에서 애플이 내부적으로 ‘1500달러에서 2500달러’ 대의 비전 프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지난 6월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처음 공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으로, 머리에 쓰는 컴퓨터를 뜻한다.
애플이 최초 공개한 이 비전 프로의 가격은 3500달러(474만원)이다. 그러나 매체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하는 비전 프로는 보급용으로 최대 1000달러 저렴하다. 이는 애플이 2014년 처음으로 애플워치를 공개한 이후 9년 만에 야심차게 비전프로를 내놓았음에도 높은 가격으로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매체는 비전 프로의 저가 보급형 버전에는 기기 외부에 장착돼 있는 디스플레이가 없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비전 프로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아이사이트(EyeSight)'가 없어질 수 있다. 이는 누군가 다가오면 사용자의 눈을 보여줌으로써 상대방과 원활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또 저렴한 보급용 버전은 아이폰 등급의 칩으로 구동되는데다 카메라 수가 적으며 내부에 저해상도 화면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2500달러가 충분히 할인된 가격이라고 느껴지기 위해서는 아이폰 칩과 하드웨어의 질이 기존 비전 프로와 크게 다를 것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비전 프로를 처음 공개하면서 "디지털 콘텐츠가 물리적 공간에 있는 것처럼 상호 작용하고, 이는 눈동자와 손과 목소리로 컨트롤할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애플은 내년 초 비전 프로를 정식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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