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 미수금 잔액과 미수 거래 반대매매 규모가 다시 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가 강제 청산으로 이어질 경우 지수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10월 일평균 위탁매매 미수금 잔액은 5669억 원,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53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각 올 1월 대비 3.3배, 4.2배 급증한 것으로 특히 미수금 잔액은 올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미수 거래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고 난 뒤 2영업일 뒤인 실제 결제일(거래 성립일부터 2거래일 뒤) 안에 결제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 거래다.
미수금은 투자자가 미수 거래 대금을 갚지 못해 생긴 일종의 외상값이다. 투자자가 이 외상값(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자금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를 한다. 위탁매매 미수금 잔액과 반대매매 금액은 평소 각각 2000억 원, 100억 원대 수준을 보이다가 4월 말 무더기 하한가 사태 이후 대폭 증가했다.
월별로 일평균 미수금·반대매매 규모는 5월부터 급증했다. 3월(2098억 원·234억 원)→4월(2330억 원·176억 원)→5월(4922억 원·489억 원)→6월(4725억 원·467억 원)→7월(5456억 원·569억 원) 등이다. 8월과 9월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514억 원, 510억 원으로 다소 줄었으나 이달 들어 531억 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통상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미수금이 늘면 수급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장 하락 시 반대매매로 인한 지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하락 우려에 매도세가 다시 확대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9월 18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한 달여간 코스피지수는 5% 이상 하락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내부적으로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대매매 또는 손절매가 수급상 불리한 요인”이라며 “개인 순매수 및 신용 잔액이 빠르게 늘어났던 2차전지 업종이나 코스닥지수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 확인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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