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출범한 ‘김기현 2기’ 체제를 두고 당내에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요직인 사무총장직에 대구·경북(TK) 출신이자 친윤계로 평가되는 이만희 의원을 임명한 것을 두고 당내 비판은 여전하다. 정치권에서는 올해 말까지 국민의힘 지지율이 획기적으로 반등되지 않으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여권발 신당 창당과 같은 정계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 후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 “김기현 대표가 많이 고민했다”며 “현실적으로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로서는 최선을 다한 선택이라는 의미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번 당직자 교체가 변화의 끝이 아니라 변화의 시작”이라며 2기 체제를 엄호했다.
이러한 지도부의 입장과 달리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물밑에서는 김 대표가 16일 단행한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 인선에 대해 민심의 경고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한 데 이어 이날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당면한 문제와 관련해 “지금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이라든지 김 대표 스스로가 새로운 비전을 못 세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인선 발표 전 조수진 최고위원의 휴대폰 화면을 통해 확인된 박대출 전 정책위의장의 사무총장 내정 사실 역시 비판의 소재가 됐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인사를 요직에 기용하려고 한 것은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이 같은 이유로 반발하면서 결국 최종 인선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지자 최고위원들 간 갈등이 불거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경쟁했던 비주류 유승민 전 의원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정계 개편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12월쯤 (당을)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를 선택할 것”이라며 “떠나는 것, 신당을 한다는 것은 늘 열려 있는 선택지이고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평 변호사도 8월 “윤 대통령이 신당 창당까지 생각한다는 말을 얼핏 들었다”는 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 주도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대통령실에서는 “황당무계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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