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평소 금융권 전반에서 ‘젠틀하고 온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위원장은 평소 기자들과 만나 의견을 말할 때도 정제되고 간결하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편이었다. 다소 감정적일 수 있거나 논쟁이 될 수 있는 말은 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17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5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의 주제강연에 나선 김 위원장은 논쟁이 될 만한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내며 포럼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무역수지 적자의 핵심(키)은 에너지 가격인데 에너지 가격을 올리자는 얘기를 아무도 하지 않는다”며 “이런 얘기를 하려고 하면 언론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무수한 악플이 달린다고 말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말을 인용해 “대제국은 타살에 의해 죽는 것이 아니라 자살에 의해 죽는다”며 현재 분열된 한국 사회를 비판하고 국론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의 부상으로 국제질서가 시장에서 완전히 무너졌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부상하고 독재적인 성향을 가진 국가들이 세계를 지배하면서 세계 질서가 무너져버렸다”며 “집안에 어른이 하나 있어서 딱 질서가 잡혀야 하는데 완전히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최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김 위원장이 날 선 발언을 해 놀랐다”며 “유순하고 온화함이 김 위원장의 강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했는데 최근 모습은 분명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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