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과의 특허 분쟁으로 4000억 원대 배상 위기에 몰렸던 삼성전자(005930)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 제9항소법원은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넷리스트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메모리 특허 침해 사건에서 넷리스트가 승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1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항소법원은 “계약서 내용과 사실관계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삼성전자의 공급 의무 위반 부분을 파기했다. 삼성전자가 원천세 징수 관련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넷리스트는 2020년 5월 삼성전자가 양사 간 체결된 공동개발 및 특허 라이선스 계약상 공급 의무, 원천세 징수 관련 의무를 위반했고 이에 따라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 중부지법은 2월 넷리스트의 주장을 인정했고 삼성전자는 항소했다.
넷리스트는 이번 계약 소송의 쟁점이 된 라이선스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주장하면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과 독일 등에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국 텍사스주 동부연방지법은 넷리스트가 제기한 삼성전자의 메모리 특허 침해 소송에서 배심원단 평결을 수용해 3억 315만 달러(약 4000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항소법원의 파기환송으로 두 회사의 특허 침해 소송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삼성전자가 최종 승소할 경우 넷리스트가 제기한 다른 특허 침해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넷리스트는 LG반도체 출신인 홍춘기 대표가 2000년 설립한 회사다. 이 회사는 2016년과 2017년 SK하이닉스가 자사 반도체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항소심 결과가 나온 후 넷리스트의 주가는 하루 새 30% 가까이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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