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의 소수노조인 올바른노동조합이 조합원 과반수 노조와 제2노조의 내달 9일부터 파업 결정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통공사 노조의 파업 부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교통공사의 노조 중 하나인 올바른노조가 이용되는 상황을 바로잡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올바른노조는 이번 파업 목적과 방식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올바른노조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올바른노조가 교섭단체에 포함되지 않아 파업에 무조건 불참한다’는 언론사의 왜곡 보도가 확대되고 있다”며 “올바른노조는 사측과 교섭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파업이 불가능하다, 연합교섭단의 파업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올바른노조는 2021년 설립된 제3노조다. 법상 교통공사 노조 중 단체교섭 지위는 조합원 과반수 이상인 민주노총 소속 노조에 있다. 이번 파업은 민주노총 소속 노조와 제2 노조인 한국노총 노조가 연합단을 꾸려 결정됐다. 올바른노조도 “파업, 쟁의행위는 노동권 보호와 향상을 위해 있는 노조의 기본권”이라며 “연합교섭단의 파업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바른노조는 이번 파업 이유를 두고서는 파업 결정 노조와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파업 결정 노조는 사측의 인력 감축안에 대해 반대한다. 이에 대해 올바른노조는 “사측의 인력 감축안은 기존 노조의 잘못된 선택도 문제”라며 “이 점 탓에 국민을 어떻게 파업으로 설득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2018년 교통공사의 무기계약직 확대와 이로 인한 인건비 부담, 조직 구조의 비효율화, 일부 노조 간부의 이탈이 바로잡히지 못해 파업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올바른노조는 사측의 인력 감축안에 찬성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비핵심 직렬의 자회사 전환은 찬성하고 신규 채용 인원 축소안은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올바른노조는 이번처럼 지하철 운행 차질로 시민의 불편을 주는 파업 방식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 올바른노조는 정책 건의, 국민 설득 등 다양한 방식의 단체행동을 예고했다.
이는 예견된 결과다. 올바른노조는 일명 MZ세대 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를 사실상 만든 대표 노조 중 하나다. 올해 2월 출범한 새로고침협의회는 기존 노조처럼 정치 투쟁 보다 실질적인 조합원 권리 신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 때문에 거대 노조가 기득권화됐다고 본 현 정부도 새로고침협의회를 일종의 ‘대안 노조’로 품으려는 행보를 이어왔다. 다만 노동계에서는 새로고침협의회의 대표성과 확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생산직이 대부분인 노조 지형에서 사무직 노조 위주로 꾸려져서다. 협의회 소속 노조의 노조원 수도 약 1만명선으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총 조합원(약 200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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