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이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된 카카오에 대한 수사가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이사회 의장까지 확대되면서 카카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줄곧 “시세 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카카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법 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각종 악재 영향으로 주가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카카오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20일 정보기술(IT)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김 전 의장에게 오는 23일 출석을 통보했다.
앞서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13일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은 19일 3명 중 배 대표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며, 배 대표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배 대표 구속 관련)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김 전 의장에 관해서는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카카오는 금융당국의 이번 수사가 김 전 의장 등 카카오 윗선과 카카오 전체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와 관련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까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인터넷 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인터넷 은행의 지분 10%를 초과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각종 악재로 인한 실적 부진과 주가도 카카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전 의장에게도 사법 리스크가 번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오전 10시 19분 기준 카카오 주가는 전날 대비 4.07% 하락한 3만 8850원으로 52주 신저가까지 추락했다.
김 전 의장의 ‘오른팔’이라고 불리는 배 대표가 구속돼 이사진에 공석이 생기면서 카카오의 경영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의 3분기 실적 부진을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7.99% 감소한 4759억 원으로 예상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 대표의 구속 전인 16일에 “사법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원 조사가 집중되며 경영진의 리소스가 분산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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