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증권사인 교보증권(030610)이 올 상반기 우수한 리스크 관리와 수익원 다각화를 통해 10%대 순이익 성장을 이어갔다. 대형 증권사로 가는 관문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해 자본금도 2500억원 늘리는데 성공했으며 디지털 금융 신사업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473억 원, 470억 원을 기록했다. 차액결제거래(CFD) 수수료 중개 이익 감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손충당금 설정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보다 다소 줄었지만 순이익은 10% 이상 증가세를 지속해 올 초 제시한 연간 순이익 목표치(750억 원)의 60%를 이미 넘겼다.
특히 본사 영업 조직인 S&T(세일즈&트레이딩) 부문이 상반기 자기매매(81억 원)와 장내외 파생상품 거래(472억 원)로 55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거래대금 감소에도 적절한 리스크 관리와 틈새 시장 공략으로 수익성을 높인 것이다. IB부문이 상반기 117억 원의 영업 적자를 냈지만 우량자산을 바탕으로 위험 익스포저를 잘 관리해 PF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교보증권은 기업공개(IPO)와 스팩, 유상증자 등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올렸다. 방위산업용 2차전지 전문업체 탈로스와 IPO 주관사 계약을 맺은데다 모바일 게임사 밸로프와 교보스팩9호 합병 상장도 주관하게 됐다. 교보증권은 7월 교보14호 스팩을 성공적으로 상장한 뒤 거래소에 교보15호 스팩의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또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를 조기에 추진하려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이 지난 8월 25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 자기자본이 1조 8679억 원으로 증가하며 재무 구조가 개선됐다. 실제 금융회사의 자본 건전성을 가르는 지표인 순자본비율(신NCR)이 기존 717.1%에서 902.4%로 껑충 뛰었다.
교보증권은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2021년 11월 벤처캐피탈(VC) 사업부를 출범한 데 이어 첫 번째 펀드인 교보신기술투자조합1호를 결성해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 이후 동남아시아 디지털혁신펀드, 교보테크밸류업투자조합1호 등을 잇따라 선보여 벤처투자 자산이 3500억 원에 달한다. 7월에는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디지털 신사업을 추진하는 DT전략부를 신설했다. 미래 성장동력인 토큰증권(STO), 마이데이터, 디지털 플랫폼 등을 전담한다.
교보증권은 최근 부동산 IB의 안정성과 수익성 강화에 역량을 쏟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의 핵심 주거지역과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의 우량 선·중순위 딜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데이터센터와 재활용·폐기물 처리시설, 발전소 등 신규 PF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교보증권은 금융상품과 자산관리(WM) 부문을 개편해 영업 경쟁력도 강화했다. 금융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총괄하는 IPS(Investment Product & Service) 본부를 신설해 종합적으로 금융상품을 관리할 수 있게 했다. WM 영업조직은 기존 5권역 체제를 본부장 중심으로 제1지역본부와 제2지역본부로 이원화해 효율성을 높였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크고, 부동산 시장 상황도 좋지 않지만 사업 부문마다 양호한 실적을 올려 상반기 순익이 10.5% 늘었다” 며 "증자를 발판으로 하반기 투자 수익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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