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 웹3 페스티벌(SWF2023)’ 행사에 참가한 해커톤 수상자들의 총상금 1억 5000만 원을 미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이름을 빌려주는 ‘명칭 후원’이었기 때문에 상금 지급 책임은 행사를 공동 주최한 A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서울시가 처음부터 해당 기업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행사를 진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A사의 B 대표는 지난 20일 SWF2023 해커톤 수상자들에게 상금 미지급에 관한 자필 사과문을 돌렸다. B 대표는 “금일(20일)까지 지급을 약정했지만 지키지 못했다”면서 “투자사, 신규 계약사, 기타 자산 등을 비롯해 여러 방면으로 방법을 찾아보고 있지만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후원금을 받아 다른 곳에 유용했거나 코인, 주식에 투자했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관련 내용을 서울시에 투명하게 공개했다는 설명이다.
SWF2023은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행사다.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 A사가 공동 주최했다. 해커톤 총 상금 1억 5000만 원을 내걸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총 115개 팀, 417명이 지원하며 성황리에 진행됐다.
그러나 행사가 끝난 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상금은 지급되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SWF2023은 A사에서 먼저 개최를 제안했고, 해당 기업이 행사 운영에 필요한 후원금을 모아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A사가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블록체인위크인부산(BWB) 2022에도 기획위원으로 참가했고,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부산시에도 문의해 괜찮은 기업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덧붙였다. 서울시가 A사와 명칭 후원 협약을 체결한 배경이다. 협약서에는 해당 기업이 후원 기업 유치와 관리를 담당하고, 상금과 운영 비용은 기업 후원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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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업계에선 업력이 짧은 A사가 공공기관과 잇따라 협업하게 된 배경을 두고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A사는 지난 2021년 5월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같은 해 11월 부산시는 ‘NFT 부산 2021’ 행사에서 블록체인 기업 3곳과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설립 6개월 차였던 A사는 코인원, 온더 등 굵직한 회사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후 A사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회사를 옮겼고, 이듬해 부산시 BWB 행사에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러한 이력은 서울시와도 협약 체결로 이어졌다.
그러나 단순히 회사 역량만으로 승승장구한 것이 아니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B 대표가 정치권과 인연이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대해 B 대표는 “국내 최초로 VR 뱅킹 개발을 했고,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핑거로부터 기업가치 150억 원을 인정받으며 투자를 유치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과는 무관하게 보유한 기술력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입장이다.
A사는 임금 체불 논란에도 휩싸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A사 퇴사자 중 다수가 아직까지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해당 기업 관계자와 통화한 바에 따르면 임금 체불은 없다고 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B 대표는 “지난해까지는 임금 체불이 없었고, 올해 약속했던 투자금이 집행이 안 되면서 1월부터 임금 지급에 어려움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A사와 해커톤 수상금 처리 등 두 가지 사안을 두고 법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A사에 지급확약 이행을 촉구했지만 이행되지 않아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수상금 지급이 계속 지연될 경우 가능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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