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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된 지 두 달 만에"…태광산업에 또 드리운 '이호진 리스크'

이호진 전 회장 자택·사무실·골프장 압수수색

태광 "의혹 해소 위해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연합뉴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지 두 달 만에 또다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태광그룹에 당혹감이 번지고 있다. 지배구조를 포함한 조직 재정비 작업과 신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너 리스크가 급부상하면서 긴장하는 모습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4일 오전 이 전 회장의 자택과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에 있는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사무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태광CC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경찰과 태광산업(003240) 등에 따르면 경찰은 태광CC가 계열사에 대해 공사비를 부당 지원했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5월 태광그룹이 이 전 회장과 친족이 100% 소유한 골프장 업체 티시스의 회원권 판매를 위해 계열사를 부당하게 동원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15∼2018년 임원의 겸직 위반 혐의도 경찰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임원들이 계열사에서 이중으로 급여를 받고 이 가운데 일부를 빼돌린 혐의를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비자금 20억원 이상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로 이 전 회장은 2021년 10월 만기 출소한 지 2년 만이자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지 2달 만에 또다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오르게 됐다. 횡령·배임과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회장은 '황제 보석' 논란 속에 2018년 구속됐고, 징역 3년을 확정받아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다.

이 회장은 앞서 검찰에 기소된 이후인 2012년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대표이사를 포함해 그룹 내 모든 법적 지위와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복권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경찰의 압수수색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제기된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경찰의 수사에 성실하게 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 전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지 두 달 만에 다시 경찰 수사망에 오르면서 태광그룹의 미래 사업 구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이어질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다시 징역형을 선고받을 경우 그동안 미뤄왔던 신사업 투자에 다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태광그룹은 지난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최근에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밑그림도 공개했다. 태광그룹은 이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경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미래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조직은 그룹 차원에서 일관성과 속도감 있는 ESG 추진을 위해 그룹의 비전과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태광은 이 전 회장이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후 곧바로 조직 재정비에 나서며 그동안 정체했던 미래 사업 추진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었다"며 "이번 압수수색으로 오너 리스크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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