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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닿을 수 없어 더 반가운 '우리땅'…바라만 봐도 뭉클

■25일 ‘독도의 날’…독도에 가다

울릉도서 쾌속선으로 1시간반 가면

눈 앞에 그림같은 두 개의 섬 '우뚝'

손에 잡힐듯 거리서 비경 눈에 담고

태극기 흔들며 독도 배경 인증샷도

연간 28만명 방문…17년새 7배 '쑥'

독도 인근 해상에서 태극기를 배경으로 바라본 독도의 모습.






“밖에 독도가 보여요. 빨리 나와 보세요.” 울릉도·독도 일정을 안내하는 여행 가이드가 소리쳤다. 울릉도 중턱에 위치한 호텔 식당 내에서 아침밥을 먹던 사람들이 우루루 뛰어나갔다. 오전 7시 30분께다. 전날 내린 비가 갠 후 아침 햇살이 구름 아래로 살며시 비치는 가운데 동쪽 수평선 상에 조그만 점이 보였다. 주위에서는 “어디, 어디”라고 또 웅성거린다. 가이드가 가리키는 쪽을 보니 정말 독도다. 흐리지만 분명히 알아볼 수 있다.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정말 멋있다”는 탄성이 잇따랐다. 그 와중에 근처에 있던 호텔 직원은 “보통 때는 훨씬 잘 보인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울릉도에서 그만큼 독도가 가깝다는 의미다. 독도는 울릉도 사람들의 생활권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울릉도에서 독도가 사진에 찍혔다.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엿새 앞둔 19일 동북아역사재단과 함께 경상북도 울릉군 사동항에서 독도행 배를 탔다. 450석 규모의 쾌속 여객선이다. 항해하는 내내 독도에 입도할 기대에 부풀었는데 한편으로는 높은 파도로 인한 우려도 있었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의 직선거리는 87.4㎞다. 쾌속선은 1시간 30분여를 달렸다. 독도에 다가갈수록 배가 많이 흔들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안타까운 소식이 방송으로 나왔다. 선착장에 배를 댈 수 없고 선회 관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배 밖으로 나왔다. 눈앞에 두 개의 바위섬이 펼쳐졌다. 약 1㎞ 거리라는데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외로운 섬’ ‘작은 섬’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너나 할 것 없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태극기를 흔들거나 ‘독도는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입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든 사람도 있었다. 천안에서 왔다는 이은희 씨는 “‘독도에 들어갈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는데 아쉽다. 그런데 보는 것만으로도 뭉클하다”며 “꼭 다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남쪽 해상에서 바라본 독도의 모습. 오른쪽이 동도, 왼쪽이 서도다.


북쪽 해상에서 바라본 독도의 모습. 왼쪽이 동도고 오른쪽이 서도다.


안용복기념관에 있는 독도 모형.


독도는 충분히 큰 섬이다. 전체 면적이 18만 7554㎡로 국제 규격 축구장 26개가 들어갈 규모다. 동도와 서도, 그리고 89개의 딸린 섬으로 구성되며 서도(8만 8740㎡)가 동도(7만 3297㎡)보다 좀 더 크다. 현재 독도에는 경비대원 외에도 등대관리원, 소방대원, 울릉군청 직원 등이 거주하고 있다. ‘나이’로는 울릉도보다 독도가 훨씬 ‘형님’이다. 둘 다 화산활동으로 생긴 화산섬인데 독도는 460만 년 전에, 울릉도는 250만 년 전부터 각각 활동이 있었다.

울릉군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독도를 방문한 사람은 28만 312명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5만 8181명)을 넘어섰다. 2005년 독도 입도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되고 사실상 자유화되며 그해 4만 1134명이 방문한 후 17년 만에 7배 늘어난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10월 22일까지 18만 2624명이 찾았다. 운이 좋은 사람은 독도에 직접 상륙할 수 있었고 운이 덜한 사람은 섬을 배로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할 수 있었다. 독도를 방문한 사람들에 대해 신청으로 명예주민증을 발급하는데 현재 8만 603명이 이를 받았다고 한다.



독도 동도의 일부 모습.


독도에 가기 위해서는 본토에서 먼저 울릉도로 향한다. 울릉도행 배편은 포항 등 4군데서 하루 5편이 있다. 2편은 좀 큰 세미크루즈고 3편은 쾌속여객선이다. 크루즈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편안하고 반대로 쾌속선은 다소 불편하지만 빠르다. 울릉도에서 독도행 쾌속여객선은 하루 1~2편 있다.

‘3대의 덕을 쌓아’ 독도에 상륙할 경우 그 기쁨은 말로 할 수 없다고 한다. 사실 독도 선착장에 머무는 시간은 30분밖에 되지 않는다. 방파제가 없는 접안시설(부두)에 오랫동안 배를 세워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도 좋다. 인생 샷을 남기는 데 독도 만한 데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울릉도를 방문한 사람은 46만 1375명이었다. 울릉도에 온 사람의 절반 이상이 독도도 찾는 것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사실상 독도에 가기 위해 울릉도를 거쳐 지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일본인 등 외국인들이 독도를 많이 방문하면 바로 그것이 영유권을 다지는 좋은 방편이 된다.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는 선착장 체류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방문객들은 현행처럼 선착장에 머물며 사진 찍기만 하는 단순 관광에서 벗어나 독도의 흙 자체를 직접 밟는 것도 희망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설의 보강이 필요하다.

독도 인근 해상에서 시민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현행 여객선 이동 외에 크루즈를 추가 활용한 독도 관광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선착장 규모를 감안해 여객선은 상륙 용도로 하고 크루즈는 선회하면서 더 편하게 보는 용도로 각각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천연보호구역’인 독도를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체험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울릉도·독도=최수문 기자 사진=권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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