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316140) 자회사인 우리벤처파트너스가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 도약을 앞둔 미국의 폐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 ‘레드우드머티리얼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레드우드머티리얼스가 북미와 유럽 지역 배터리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큰 폭의 추가 성장을 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최근 레드우드에 1000만 달러(약 134억 7000만 원)를 투자했다. 레드우드가 진행한 약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D 투자 유치에 공동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다. 국내 신규 투자자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투자금은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올 6월 결성한 ‘우리 2022 스케일업 펀드(약정액 3076억 원)’로 조달했다. 이 펀드에는 모태펀드·국민연금·교직원공제회·농협중앙회·과학기술인공제회 등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우리벤처파트너스 외에도 티로프라이스·골드만삭스·카프리콘 등 해외 대형 투자가들이 레드우드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레드우드는 이번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 약 55억 달러(약 7조 4000억 원)를 달성했다.
레드우드는 테슬라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JB 스트라우벨이 2017년 설립한 회사다. 미국 네바다주 카슨시티에 본사를 두고 있다. 스트라우벨은 테슬라의 대규모 생산 공장인 ‘기가팩토리’ 디자인을 총괄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테슬라·파나소닉을 포함한 완성차·배터리 제조사에서 폐배터리와 불량 배터리 등을 수거해 리튬·니켈·코발트·망간과 같은 희유금속(채굴이 어려운 금속)을 회수·재활용하는 것이 주요 사업이다. 현재 미국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캠프홀 두 곳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자금은 생산능력 확충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 유치 자금을 포함해 레드우드의 누적 투자금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로 집계됐다. 올 2월에는 미국 에너지부에서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의 조건부 대출도 승인받아 폐배터리 재활용 업계에서 독보적인 자금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벤처파트너스 관계자는 “레드우드는 단순히 배터리 소재를 재활용하는 사업에만 그치지 않고 북미·유럽 내 순환 공급망을 형성하는 작업까지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며 “북미 중심 배터리 공급망 재편 전략에 따른 지리적·정책적 수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