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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의 아이가 친구의 납치범이 되다, '서른' 유승호의 변신

웨이브 오리지널 '거래' 유승호 인터뷰

100억원에 친구를 납치하는 '준성' 맡아

낯선 캐릭터에 긴장하며 연기

"'집으로', 이제는 귀엽게 느껴져"

배우 유승호. 사진 제공=웨이브




배우 유승호(30)를 설명할 때 영화 ‘집으로(2002)’를 빼놓을 수 없다. 유승호는 갑작스럽게 외할머니와 살게 된 후 점차 시골 생활에 녹아드는 7살 아이를 연기하며 순수함 가득한 모습을 대중들에게 각인시켰다. 20년이 지난 후, 30대에 접어든 유승호는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거래’를 통해 친구를 납치하는 납치범으로 색다른 이미지를 선보인다.

지난 6일부터 공개된 8부작 시리즈 ‘거래’는 100억 원의 몸값을 노리고 우발적으로 친구를 납치한 뒤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 드라마다. 유승호가 맡은 ‘준성’은 불법 도박에 빠져들어 빚을 얻게 된 후 부잣집에서 사는 친구 ‘민우’를 납치하자는 또 다른 친구 ‘재효’의 납치 제안에 휘말리고 만다. 비속어를 자주 뱉어내고, 빚에 시달리다 못해 장기까지 뜯길 처지에 놓인 준성은 유승호에게도 신선한 시도였다고 했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항상 스릴러, 범죄 장르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이미지를 바꾸는 연기를 하는 게 어렵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서 “감독님이 제게 이런 작품을 제안해주셔서 놀랐다. 대본을 읽어봤는데 재밌어서 감독님에게 선뜻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 유승호. 사진 제공=웨이브


배우 유승호. 사진 제공=웨이브


준성은 재효와 동일한 납치범이지만, 악의 경계에서 최소한의 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이정곤 감독과 유승호가 고민을 거듭한 것도 이러한 입체적 면모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유승호는 “재효와 마찰하면서 일이 어려워지지만 준성이 도덕적 선을 지키려고 하는 점이 (작품 속에) 잘 비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낯선 캐릭터를 하면서 긴장을 느꼈다고 전했다. 카메라 앞에서 처음으로 욕설을 내뱉는 장면에서는 손을 떨기도 했다. “‘제가 욕하는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까, 어색해 보이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었어요. 첫 촬영이 전역하고 버스 터미널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버스를 기다리는 장면이었는데, 카메라 안에 손이 떨리는 게 보일 정도로 떨더라고요.” 불법 도박이나 욕설의 뜻을 잘 알지 못해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치열한 노력 끝에 준성의 삶은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담길 수 있었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거래' 스틸컷. 사진 제공=웨이브


여전히 ‘집으로’의 모습으로 유승호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그는 “소중한 작품이었고, 가끔 보다 보면 이제는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는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하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도 있던 것 같다”면서 “지금은 생각을 비우고 당장의 작품에 집중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서른이 된 이후의 변화를 묻자 유승호는 “저는 사람을 만나면 긴장해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만 좋은 것을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안 해본 것도 해보면 무언가를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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