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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차' 4년만에 다시 매물로…몸값 6000억대 예상[시그널]

미국계 사모펀드 TA어소시에이츠, 주관사 선정 매각절차 돌입

국내보다 해외 확장 가능성 커…외국기업·PEF 등 관심 보일듯

서울경제DB






밀크티 브랜드 공차가 4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왔다. 시장에서는 해외 기업이나 사모펀드(PEF)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PEF 운용사 TA어소시에이츠가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공차코리아의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매각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올해 6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고려한 매각가는 6000억~7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차는 2006년 대만에서 시작된 차 브랜드다. 대만 전통차에 우유나 감미료를 섞어 만든 밀크티와 진주 모양의 타피오카를 넣은 버블티로 잘 알려져 있다. 대만에서 성공한 공차는 홍콩에 첫 해외 매장을 연 후 베트남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도 진출하면서 급속 성장했다. 한국 시장에는 2012년 홍대에 1호점을 열면서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호주와 뉴질랜드·미국·멕시코 등에도 발을 넓혀 현재 20개국에서 165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는 영국 런던에 있다.



공차가 본격적인 성장 궤도를 그린 것은 국내 PEF 운용사 UCK파트너스가 인수한 뒤부터다. UCK파트너스는 2014년 공차 한국법인을 인수한 후 2016년 대만 본사까지 인수해 한국·일본·대만 3개 법인을 통합한 글로벌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공격적인 매장 확대 전략으로 인수 직전인 2013년 126개였던 매장 수가 2019년 1201개로 10배 가까이 늘었고 매출 역시 269억 원에서 2082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공차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한 UCK파트너스는 2019년 TA어소시에이츠에 공차를 3500억 원에 매각했다. 공차 한국법인과 본사 인수에 총 560억 원을 투자했다가 5배 넘는 차익을 남긴 것이다. UCK파트너스의 공차 투자는 PEF 운용사의 중장기 전략이 성공한 대표 사례로 주목받으며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발간한 사례 연구 교재에 실리기도 했다.

공차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809억 원, 영업이익은 168억 원이었다. 이 중 한국법인 매출이 1282억 원으로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올해는 해외 법인이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공차 인수에는 국내 투자자보다는 해외 기업이나 글로벌 PEF 운용사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의 확장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나 대만·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원매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 4년 만에 공차 매각에 나선 TA어소시에이츠는 1968년에 설립된 PEF 운용사다. 전 세계 500여 곳의 기술과 의료, 금융, 소비재 기업에 투자해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AUM)이 450억 달러(약 61조 원)에 달한다. 공차 인수로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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