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젊은 기업가 10명 중 9명은 높은 상속세가 기업가 정신을 약화시킨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상속세 최고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우리나라 상속세제에 대한 3040 CEO(창업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경총이 글로벌리서치와 공동으로 업력 3년 이상, 연 매출액 20억원 이상의 30~40대 벤처·스타트업 창업자 14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전체 응답자의 93.6%는 ‘높은 상속세가 기업인의 기업하려는 의지와 도전정신을 저하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답했다. 상속세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96.4%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응답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나라 기업의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기업 주가에 비해 낮게 형성되는 현상이다. 조사에 응한 젊은 창업가들은 상속세 부담으로 한국 기업의 오너들이 주가 부양에 소극적이거나 오히려 낮은 주가를 선호하게 된다고 본 것이다.
상속세 최고세율(50%)에 대해 응답자의 43.6%는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했고 41.4%는 'OECD 평균수준(25%)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봤다. 현행 상속세 최고세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85%에 달하는 것이다.
현재 피상속인 유산 전체에 과세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2.1%가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인 개개인이 실제로 취득한 재산에 대해 과세해 실제 부담하는 상속세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세제 방식이다.
상속세율 인하, 공제 확대 등을 통한 상속세 부담 완화가 투자 확대 및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69.3%로 집계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젊은 기업인들의 도전 정신을 키우고 벤처·스타트업을 비롯한 기업의 영속성이 제고 될 수 있도록 우리 상속세제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입법에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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