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업계가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돌파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3만 개에 달하지만 전기차 부품은 2만 개 이하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부품은 브레이크다. 자동으로 감속시켜주는 회생제동 기술로 인해 교체주기가 훨씬 길어졌기 때문이다. 전동화 전환이라는 격변의 시기에 로봇 시장에서 활로를 마련하려는 브레이크 부품사가 있어 주목된다.
피은호(사진) 삼성특수브레이크 대표는 29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전동화 전환으로 브레이크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 새로운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해외시장 확대는 물론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로봇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2년 설립된 삼성특수브레이크는 브레이크패드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창업 초기 외국산에 의존하던 산업기계용 특수브레이크를 국산화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대부터 자동차용 브레이크패드를 제조했다.
삼성특수브레이크는 우선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해외 시장 다변화에 나선다. 현재 삼성특수브레이크가 생산하는 대부분의 자동차 브레이크패드는 해외로 수출된다.
피 대표는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이달 중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수출 상담회인 ‘붐업코리아’에 참가해 해외 바이어들과 수출 논의를 진행했다. 그는 “그동안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시장 위주로 제품을 수출했다”며 “한국 부품사의 기술력을 눈여겨본 중국 바이어가 부스에 찾아와 협력을 타진한 만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의 판로 확대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삼성특수브레이크는 부품을 국산화한 연구·개발(R&D) 기술력을 살려 로봇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서빙로봇 등 이동하는 로봇의 수요 증가에 따라 브레이크패드 또한 로봇 산업에서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 로봇 등을 포함한 글로벌 로봇 시장은 올해 390억 달러(약 53조 원)에서 2030년 최대 26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 대표는 “산업기계용 특수브레이크 제조 역량은 로봇용 브레이크패드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로봇을 비롯한 모빌리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 모든 탈 것의 필수 부품인 브레이크가 다양하게 쓰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80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는 삼성특수브레이크는 내년 120억 원을 달성해 50%의 성장을 일궈내겠다는 목표다. 피 대표는 이를 위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로봇 시장 개척과 함께 신형 산업기계용 특수브레이크를 개발해 내년부터 고객사에 납품할 예정이며 경전철용 브레이크도 만들고 있다”며 “다양한 시장의 여러 제품군에 맞춰 부품을 디자인, 제조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려 실적 증가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