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이 30일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절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화물사업 분리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 오후에 예정된 이사회를 앞두고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사내이사 1명이 사임하면서 매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사내이사인 진광호 안전·보안실장(전무)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사임 이유는 '일신상의 사유'다. 사임하는 진 이사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시아아나항공은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의 명시적인 안건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를 심사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하는 데 대한 동의 여부다. 시정조치안의 골자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통한 경쟁 제한 우려 완화'인 만큼 이번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매각 문제가 결론 내려지는 셈이다.
진 이사의 사임에 따라 관련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이사회 재적 5명(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중 과반인 3명이 안건에 찬성해야 한다. 6명 전원이 표결하는 경우보다 가결에 필요한 인원이 한 명 줄어들게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진 이사가 그동안 화물사업 분리 매각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가 회사 안팎에서 찬성해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지자 사의를 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사진은 대체로 시정조치안 제출 동의에 뜻을 모았지만, 일부 이사들은 화물사업 매각 시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와 직원 반대 등을 우려해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의 최종 결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장기간 공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이달 말까지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내기로 했는데, 늦어도 오는 31일까지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동의 결론이 내려져야 기한 내에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앞서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화물사업 매각 시 인수하는 측이 직원 고용 유지와 처우 개선을 담보하도록 지원하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의서를 상정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시정조치안 제출 동의가 의결될 경우 이르면 이날 곧바로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