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찾아간 한세실업(105630)의 베트남TG. 호찌민 시내에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곳은 축구장 50개 규모(약 11만 평)에 달하는 방대한 의류 생산 기지다. 2010년 처음 문을 연 후 꾸준히 시설을 늘린 결과 11개 공장에 186개 라인을 갖추게 됐고, 이에 다른 생산기지보다 더 많은 의류를 만들게 돼 현재는 한세실업 베트남 생산·수출 물량의 48%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에서 찾아간 취재진과 함께 생산 현장을 찾은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과 프로그램도 진행하며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문화를 구축했다"며 "이 곳에서는 한세실업이 박항서 축구감독보다 더 인기가 많다"고 웃었다.
베트남TG는 공장 별로 고객사들의 주문에 맞춰 차별화된 방식으로 공정이 진행된다. 고객사들의 요구 조건이 해를 거듭할수록 까다로워지자 한세실업도 이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 생산 라인을 증설했다. 그 중에서도 8공장은 최첨단 시설이 구비된 공간이었다. 이 곳은 미국에 수출하는 A브랜드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물량을 전담한다.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도 직사각형 모양의 무인 자동배송로봇(AGV)이었다, AGV는 정해진 라인을 QR코드로 인식해 자율 이동한다. 생산 물품이 주로 근로자들의 작업복이다보니 원단이 두꺼워 무게가 꽤 나간다. 직원들이 직접 운반을 할 경우 시간이나 체력 측면에서 손실이 크다. 이에 AGV가 의류 원단 배송을 맡게 하는 식으로 생산성을 높였다. 의류 재단 역시 자동 기계장치가 수행한다. 직원이 원단의 패턴을 컴퓨터에 입력하면 기계가 원단 손실을 최소화 해 자동으로 공정을 수행한다. 기존에는 14명이 하던 일을 기계 1대가 전담하고, 직원 4명이 기계 옆에서 보조 역할을 한다. 한세실업은 베트남 TG공장에 자동화 서비스 시스템인 ‘햄스’를 도입하기 위해 2400만 달러의 투자를 했다. 덕분에 원부자재 입고부터 재단, 봉제, 완성, 출고, 로스율 등 각 공정의 생산 현황을 실시간으로 집계할 수 있다. 불량률도 4% 미만으로 낮아졌다. 8공장이 390만장, 1공장이 690만장 가량 등 TG에서만 월 1500만장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자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은 셈이다.
이밖에 한세실업은 친환경 의류 생산시스템을 구축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워터쿨링시스템을 이용해 전략 사용을 최소화 하고 있고, 생산 공정에 필요한 물도 빗물을 재활용하거나 폐수 재활용 기기로 사용한 용수의 30%를 다시 활용한다. 덕분에 지난 2020년 기준 석탄 사용량은 2015년 대비 100%, 유류 사용량은 50% 각각 줄였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20% 이상 감축했다.
김 부회장은 “공정 자동화와 친환경 생산 시스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베트남에 이어 미얀마까지 핵심 생산지를 확대하고, 중미 지역에서는 과테말라를 중심으로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중남미 생산지역에만 2026년까지 3억달러(한화 약 4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또 공정 별로 잘 하는 기업과 조인트벤처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아시아 쪽에서는 미얀마에 기대를 걸고 있고, 인도네시아쪽도 확장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과테말라의 수직계열화가 완성되면 회사 전체 생산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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