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국내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를 2026년 이후로 연기한 가운데 그 구체적인 기준을 내년 1분기에 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RX ESG 포럼’에 참석해 “기업·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지속가능기준위원회(KSSB) 논의를 거쳐 내년 1분기에 ESG 공시 기준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ESG의 중요성이 국제적으로 부각됨에 따라 정부도 이를 우리 경제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 과제로 인식하고 관계 부처, 정책 금융 기관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공시 가이드라인, 인센티브 제공, 규제 부담 완화 등 기업의 ESG 경영 역량을 높이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는 16일 ‘ESG 금융추진단 3차 회의’를 열고 당초 2025년 도입하려던 기업의 ESG 공시를 2026년 이후로 연기했다. 국내 기업 대다수가 ESG 공시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데다 미국 등 다른 주요국도 관련 제도의 의무화를 미루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부위원장은 해당 결정을 상기하면서 “기후 변화 논의로 촉발된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 담론은 결국 경제 활동 주체인 기업이 실현시킨다” 며 “투명하고 충실한 ESG 공시는 관련 정책의 출발점이자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올 해 3년째를 맞이한 KRX ESG 포럼은 국내 ESG 경영․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보 교류·소통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번 포럼에는 기업과 학계 관계자 및 투자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ESG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공시 제도와 인프라 구축에 더욱 힘써야 한다”며 “공시 제도의 합리적 설계와 성공적 안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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