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회계 평가조직을 보유한 기업 비중이 지난해 대비 9% 포인트 줄어든 6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잇딴 횡령 사고를 막을 내부통제 체계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정KPMG는 ‘2023 내부회계관리제도(ICFR) 평가조직 서베이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ICFR 평가조직을 갖춘 기업은 65%에 그친다. 전년 74% 대비 9%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리포트는 자산 1000억 원 이상 118개사를 설문 조사해 작성됐다. ICFR 평균 전담 인원은 2.6명으로 지난해 대비 0.1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ICFR 평가조직 보유 비중이 감소한 주된 이유는 외주화 사례가 늘어나면서다. ICFR 평가를 위한 외부전문가 활용 비중은 올해 68%로 전년 60% 대비 8% 포인트 증가했다. 보고서는 “현재 ICFR 구축과 운영의 복잡성, 시간 제약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회사 자체 조직 대신 외부전문가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 문제도 ICFR 평가를 외주화하는 이유로 꼽힌다. ICFR 평가조직 전담 인원을 두는 것보다 외부전문가에 맡기는 게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ICFR 운영과 평가가 분리되지 않는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ICFR 평가조직의 최고책임자를 맡는 비율은 올해 81%로 지난해 85% 대비 소폭 낮아졌다. 반면 독립적인 위치에 있는 감사위원장 혹은 내부감사실장이 ICFR 평가조직의 최고책임자로 있는 사례는 지난해와 동일한 4%에 불과했다. 경영진이 감사위원회에 모든 미비점을 보고한다는 응답도 19%에 불과했다.
김유경 삼정KPMG 감사위원회 지원센터(ACI) 리더(전무)는 “자금 부정행위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내부통제를 강화하려면 회사는 감사위원회에 모든 미비점을 보고하고 독립성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정위험 관리를 위해 중점적으로 살피는 업무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자금영역 83% △전사수준통제 52% △영업 37% 등이 뒤따랐다. 대규모 횡령 등 자금영역에 대한 재점검 방법으로는 △ 법인인감관리 및 관리대장유지 81% △자금일보에 대한 상위권자의 검토 및 승인77% △OTP∙공인인증서 관리 67%) △월·분기 결산시점에 주기적인 은행잔액 조회 및 대사 63%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