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추진과 관련해 차기 잠룡으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메가시티 서울’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반면 김 지사는 “황당한 국토 갈라치기”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1일 오 시장은 이달 6일로 예정돼 있는 김병수 김포시장과의 만남과 관련해 “김포시가 어떤 목표를 갖고 서울시 편입을 추진하고 있는지 들어본 뒤 정확히 뜻을 파악하고 판단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 내년도 예산안 발표 기자 설명회에 참석한 오 시장은 “김포시의 편입이 서울시 미래 도시 경쟁력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고 부작용이 있는지 깊이 있는 연구를 시작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메가시티의 긍정적 효과를 떠나 수도권 집중론에 대한 지방의 반발을 의식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또 도시가 생성·발전·확장되면서 주변 도시와 기능적으로 결합돼가는 도시연담화 현상을 설명하면서 “경제가 발전하고 도시의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도시연담화 현상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변화”라며 “연담화 현상을 행정 체계 개편으로 담아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원론적 차원에서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거론한 셈이다. 서울시는 일단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민 여론과 정책적 고려 사항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을 방문 중인 김 지사는 이날 랴오닝성 선양시에서 동행 기자들과 만나 “경기도지사로서 우선 황당하기 짝이 없다”면서 “국민 갈라치기를 하더니 국토 갈라치기까지 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시 김포구’가 공론화된 것은 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관련 절차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김포시가 경기북도가 아닌 서울 편입을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 전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경제정책”이라며 “여당 대표가 이야기하는 건 그야말로 정치적 계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는 것이라면 자충수가 될 것”이라며 “절차와 방법은 무시된 채 정책은 사라지고 정치적 계산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지사는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김포 시민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지하철 5호선 노선 확장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한 조속한 추진”이라며 “여야가 함께, 또 경기도가 함께 힘을 합쳐서 이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26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제정을 위한 주민 투표 실시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김포는 경기북도 범위에 포함하지 않고 편입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다만 김포 외에 광명·하남·과천·구리 등 다른 서울 생활권 도시의 서울 편입 논의까지 급물살을 타면 김 지사의 경기북도 구상에는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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