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호 혁신안으로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의 총선 불출마, 수도권 출마 결단을 촉구했다. 혁신위가 2호 혁신안의 키워드인 국회의원 ‘희생’을 강력하게 요구함에 따라 당내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회의 후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의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걸로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혁신위 안건으로 거론됐던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방안보다 혁신 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인 위원장의 발표 이후 혁신위는 해당 내용이 공식 의결 사항이 아닌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혁신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논의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제안해오면 우리 당에서 정식적인 논의 기구와 절차를 통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혁신위는 이날 ‘2호 혁신안’으로 4개 안건을 의결했다. 이는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국회의원 세비 삭감 △현역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다. 해당 안건은 당 현역의원 등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희생’을 통해 국민들에게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과거에는 국민이 희생하고 정치하는 분들은 많은 이득을 받았는데 이제는 국민에게 모든 걸 돌려주고 정치인이 결단을 내려서 희생하는 새로운 길을 요구한다”며 혁신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2호 혁신안을 놓고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수행실장을 맡은 친윤계 이용 의원은 “당에서 불출마하라고 하면 하겠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반면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희생’이라는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무조건 수도권에 나가는 것은 답이 아닐 수 있다”며 “자칫하면 지역구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회의원 정수 축소나 불체포특권 포기 등은 김 대표 또한 앞서 여러 차례 언급했던 사안이다. 다만 국회의원 세비·정수 축소의 경우 당내 조치가 아닌 여야 협의가 필요한 입법사항이어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결정만으로 실현 여부를 전망하기는 어렵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